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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언니 수니 May 08. 2023

욕먹는 무인성 사주 무의식

좋은 일 해주고 욕먹는 무인성 사주 무의식 메커니즘 발견함

어제 남편이랑 오래간만에 또 한판 목청껏 싸웠어요.


그러다가 내 성격에 결정적 무의식 생각 연결고리를 발견했습니다.


왜 내가 여태까지 사람들에게 뭔가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고 욕을 먹었는지 그 이유를 알아냈어요.


소름 돋게도 그 이유는 나를 향하고 있더라고요.






남편은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가 다른 사람들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이 가지고 있다. 다행히 호주로 이민 왔지만 한국 회사를 다니고 있기에 그나마 영어로 소통을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런데 시대가 지나면서 이곳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회사에는 동양인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급기야 매니저마저도 호주계 동양인으로 채워졌다. 한국말을 주로 쓰던 남편 회사도 이제는 점점 영어와 한국말을 같이 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안 그래도 영어라면 울렁증이 심한데 이제는 더 물러설 곳도 없는 그런 상황이 돼버렸다. 


그래서 그는 이제는 정말 영어를 배우고자 마음을 다져본다. 


하지만 의지는 있어도 그토록 오랫동안 영어라는 장벽을 넘지 못하고 몇십 년을 끙끙거리며 살아왔는데 어디 쉽겠는가?




예전부터 남편은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가서 1:1로 대화를 하는 훈련을 받으면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물론 필리핀으로 가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영어를 배우려는 남편을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좋은 생각이 스쳐간다.  요즘 핫한 Chatgpt를 이용해서 영어로 대화하는 방법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얼핏 본 것이 생각났다.


남편에게 핸드폰으로 1:1로 영어회화 연습하도록 만들어주면 도움이 되겠지? 그랬더니 남편이 좋다고 한번 해보라고 격려해 준다.


그래서 여러 영상을 보고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를 하고 테스트를 해보고 좀 문제가 있어서 다른 영상을 보고 설정을 바꾸고 하면서 2시간 정도 공을 들여서 핸드폰에서 영어로 1:1 대화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것은 정말 신세계이다. 

Chatgpt 인공지능 덕분이다.

그리고 내가 그것을 잘 활용한 덕분이다.


이제는 더 이상 비용을 들여 필리핀으로 가지 않아도 핸드폰만 있으면 영어 선생이랑 일대일로 영어로 대화를 하면서 영어 실력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남편이 원했던 그런 환경을 내가 만들어준 것이다.


그래서 남편에게 직접 한번 테스트해 보라고, 영어로 말을 걸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Chatgpt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못 알아듣겠다면서 자기는 이걸로는 안 되겠다는 것이다. 


아니 뭐라고?




그는 이 방법은 아닌 거 같다고 예전에 누가 추천해 줬던 그 방법으로 다시 해야겠다고. 그것은 그래머 인 유즈 문법책을 끝까지 한번 봐서 영어 기초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 그건 지금까지 계속 시도를 했는데 그 책 한 페이지만 보고 넘어가지를 못했는데 그걸 또 해보겠다고?


그냥 Chatgpt 1:1 영어 대화를 시도를 해보면 되는데 왜 또 예전 문법 이야기가 나오냐고? 


뭔가 해보려고 노력도 안 하는 거야? 


아니 깔아준 밥상에서 밥도 안 먹겠다는 거야? 




아니 그럼 뭐 하러, 지금 이 쓸데없는 짓을 한 거지?


남편 생각해서 시간을 내서 머리를 굴려서 핸드폰에 프로그램을 깔고 환경 설정을 해줬는데 


결국 나는 헛짓을 한 건가?


애초에 하지도 않을 거면서 왜 불필요한 것을 하도록 만들었지?


머리에 김이 팍 솟아난다.




결국 대판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싸움으로 내 무의식에 있는 엄청난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그것은 누군가를 도와줬는데 돌아오는 반응이 긍정적이지 못할 때 스스로 내 행위를 부정한다는 것이다.


내가 쓸데없는 짓을 했다.

헛짓을 했다. 

공허한 짓을 했다. 

내가 호구였다. 

나는 병신이었다. 


이런 식으로 생각이 흘러간다는 것이다.


무인성 사주가 왜 인덕이 없는가에 대한 무의식적인 메커니즘이 바로 이것이다.




나 스스로가 남에게 좋은 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것을 스스로 부정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한 의도로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다. 이것 자체는 좋은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일을 해줬다고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 인간관계인데 이것에 대한 이해심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그냥 선한 일에는 선한 결과라는 공식만 고집하는 것이다.




선한 일이라 하더라도 좋지 않은 결과가 벌어지는 것이 다반사 인간사인데 이것에 대한 아량이 전혀 없다. 즉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에 폭이 극히 좁다고 볼 수 있다.


누군가를 도와주고 내가 원하는 피드백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내가 행한 행위 자체는 분명 좋은 것이고 그것이 나중에 덕으로 돌아올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냥 당장 눈앞에 내가 해준 것에 대해 적절한 칭찬이나 피드백이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때 자신에 행위를 부정하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른다.


그것이 바로 좋은 일 해주고 욕먹는 

무인성 사주의 무의식 메커니즘인 것이다.




내 과거를 돌이켜보니 매번 그런 식이었다. 


많은 선행을 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은 내가 그렇게 해석했기 때문이다. 


내가 쓸데없는 짓을 했구나, 내가 호구였구나, 내가 병신이었구나 하면서 나를 자책하게 되고 타인을 원망하게 되고 그러면서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겼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실을 처음부터 인지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타인에게 많은 희생을 자처한 후에 그래도 결과가 돌아오지 않을 때 그제야 내가 쓸데없는 짓을 했구나 그렇게 후회가 몰려온다는 거다.




그런 나에게 남편이 좋은 말로 위로해 준다. 


네가 행한 행위 자체에는 문제가 전혀 없고 오히려 잘한 것이다. 


상대방에게 그 당시 좋은 결과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그것은 하늘과 땅, 우주가 알고 있으니 나중에 언제 가는 반드시 좋은 일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어라.


세상은 복잡해서 그렇게 단순한 인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타인을 위해서 따스한 마음을 내어서 실천한 그것에만 초점을 두고 그것은 잘한 일이라고 의식적으로 생각하라. 어떤 결과가 돌아오든 간에.




남편이 이렇게 이야기해 주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내가 왜 여태 억울한 마음이 들었는지 그 이유는 바로 내가 스스로 내가 했던 행위를 깎아내리고 업신여겼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떨어지는 짓을 스스로 만든 것이다. 


어떤 타인이 나를 무시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나를 무시한 것이었다. 


그저 타인은 그들에 입맛에 맞는 피드백을 내놓았을 뿐인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또 그들만에 무의식 메커니즘대로 움직였을 뿐인 것이다. 




그것을 나의 선한 행위와 타인의 부정적 피드백을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은 짓이었던 것이라는 것을 비로소 발견했다.


내가 행한 행위 따로, 타인이 보내주는 피드백 따로 분리해서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것을 엉뚱하게 연결하는 바람에 내 수고를 스스로 공중에 던져버리는 어리석은 짓을 한 것이었다.


남편이 알려주는 대로 생각해 보면 

내가 뿌린 좋은 기운은 사라지지 않고

우주 어느 곳에는 분명히 쌓여있을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그 기운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겠다.


나만의 확신을 가져야겠다.






혹시라도 저처럼 억울한 무인성이 있다면

한 번쯤 자신의 무의식 메커니즘을 들여다보세요.


아마도 스스로 복을 차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스스로 나에게 욕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리석음 때문이지

내가 선한 행위를 한 것 때문이 전혀 아니랍니다.


부디 자부심을 가지세요.



내 몸을 사리지 않고

누군가를 위해서 행위를 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선한 행위입니다.

아무리 부정적인 피드백이 돌아온다 할지라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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