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죽음 후 가족이 모여서 아버지가 준비한 만찬을 맛본다
최초의 만찬(2019)
드라마 일본 127분 2019.11.1 개봉
감독: 토기와 시로
주연: 소메타니 쇼타, 토다 에리카, 쿠보즈카 요스케, 사이토 유키, 나가세 마사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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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평점: 3.9 / 5.0
일본 영화 사이트 참조
예전에 장례식을 소재로 한 한국 영화 '잔칫날'을 봤다. 일본 장례식에 관한 이야기라는 간단한 소개를 보고 이웃나라 일본은 어떠할까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흩여져 살던 가족들이 아버지 장례식에서 다 같이 모여서 음식을 먹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가족의 죽음을 맞이했을 때, 비로소 숨겨둔 가족들의 이야기가 드러난다. 가족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지냈는지? 어떻게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였는지?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직면하는 가족들의 내면 이야기, 그리고 따스함과 아픔이 공존하는 그들의 이야기로 빠져든다.
이 글은 줄거리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30대 린타로(소메타니 쇼타)와 누나 미야코(토다 에리카)가 병원 식당에서 라멘을 먹으면서 시작된다. 투병 중인 아버지 히토시(나가세 마사토시)가 병원에서 돌아가셨다.
고향에 돌아온 린타로와 미야코는 아버지 장례식 준비를 하고 있다. 아버지가 살던 고향집에서 장례를 치른다. 그런데 조문객에게 대접할 도시락을 어머니 아키코(사이토 유키)가 맘대로 취소해버린 것이다.
어머니는 자신이 요리를 만들 거라고 말한다. 그것은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이라고. 첫 번째 요리가 나왔는데 계란 프라이이다. 사람들은 술렁인다.
잠시 당황한 린타로는 젓가락으로 계란 프라이를 먹는다. 아버지가 처음 만들어준 요리라고 말하고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린타로가 7살 때, 낯선 엄마 아키코와 그녀의 17살 아들 숀(쿠보즈카 요스케)과 함께 식탁에 앉아있다. 아버지에 재혼으로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는 가족이다.
어느 날 갑자기 새엄마가 맹장이 아파서 입원하게 된다. 그때 아버지가 처음 요리를 해주었다.
냉장고에 있는 얇은 햄을 꺼내서 프라이팬에 올리고 그 위에 계란을 깨어서 프라이를 만들어주었다.
린타로와 숀 형과 같이 놀면서 친하게 지내게 되고, 생선가시가 목에 잘 걸리는 누나를 위해 새엄마는 생선가시를 몰래 발라준다.
그렇게 린타로 가족 5명은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점점 가족이 되어가고 있다.
가족들이 다 같이 식탁에서 아버지와 새엄마가 해주는 요리를 먹으면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산악인 아버지는 가끔 다 같이 산을 오를 때에는 버섯 피자를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새엄마의 전 남편이 죽었다는 것이다. 새엄마는 1주일간 집을 비우게 된다.
새엄마가 돌아온 후에 아버지와 숀, 단둘이만 산행을 나갔다. 아버지는 숀에게 할 말이 있다고 말을 꺼낸다.
그리고 그다음 날 숀은 집을 나가버린다. 집을 나가는 숀을 말리지 않는 아버지와 새엄마. 그 후로 5명은 단 한 번도 다 같이 식탁에서 밥을 먹을 일이 없다.
행복했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 이야기는 아버지 장례식에 드디어 숀이 나타나면서 비밀이 밝혀지게 된다.
죽기 전 병든 아버지는 혼자 산을 올라가서 예전에 자녀들에게 해주었던 요리들을 노트에 적어 놓았다. 그리고 그 요리법으로 새엄마가 장례식에 음식을 만들어서 조문객을 대접한 것이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새엄마와 3명의 자녀들이 다 같이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아버지의 유골을 묻으러 산으로 올라간다. 아버지가 해주었던 요리와 버섯 피자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가고 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산악인 아버지 친구는 실제로는 아버지는 버섯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과 자녀들이 좋아했던 음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린타로 여자 친구가 자신이 좋아하는 떡을 직접 만들어서 린타로 고향집을 찾아왔다. 떡을 맛있게 먹고 있는 린타로이다. 마침 아버지 친척이 그 떡을 쳐다보며 말한다.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던 떡이라고. 환하게 웃는 린타로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기억해 내는 영화이다. 잔잔하게 심리묘사를 잘해서 각각 주인공 상황에 잘 감정이입이 된다.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한 아버지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영화이다. 살아있을 때 자식을 위해서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산에도 같이 다니면서 애정을 쏟아준 아버지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그래서 그는 뭔가 부족한 그런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와 새 아들 숀은 둘이 자주 산행을 다녔다. 그래서 숀은 나중에 산악인이 되어 세계 곳곳에 산을 오르면서 지낸다.
린타로는 아버지로부터 사진 찍는 법을 배웠다. 처음에 촬영한 사진에 모델이 바로 아버지이다. 나중에 그는 사진작가가 된다. 비록 지금은 공모전에 입상을 하지는 못했다.
가족이 무엇인지? 린타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예전 추억을 떠올리면서 가족에 대한 의미를 다시 발견하게 된다.
전통적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이 있다. 아버지는 경제적 지원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 주는 역할을 한다. 자녀와 놀이를 통해서 그런 교감을 쌓는다.
어머니는 심리적인 안정과 사랑을 베푸는 역할을 한다. 젖을 주고 안아주고 밥을 챙겨주면서 그런 교감을 만들어간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그런 역할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새엄마와 사이좋게 지내고, 자녀들을 챙겨주고, 자녀와 새엄마 사이를 잘 조율하고, 새 아들에게도 애정을 나눠주었다.
만약에 아버지가 돌아가신다면 나에게는 어떤 추억이 있을까 떠올려본다.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마음이 무겁다. 이제라도 추억을 만들어야겠다.
아버지 사랑을 느낄 수 있고 가족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감동이 있는 영화이다. 덤으로 일본의 장례문화를 영화 속에서 엿볼 수 있다. 장례식장이 아닌 집에서 지내는 장례는 나도 따라 하고 싶은 맘이다.
숀이 왜 가출을 하고 아버지가 왠지 모를 어두운 표정인지? 가족의 비밀이 궁금하다면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