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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버라이닝 Aug 07. 2024

행복해지고 싶을 때

회전목마를 떠올려 봐

회전목마를 타고 눈을 감으면 돌아가신 엄마가 아기인 나를 안고 '자장자장 우리 아기' 자장가를 부른다. 나를 뱃머리까지 올리듯 하늘로 올렸다가 내리며 흔들어 재워주던 모습을 나는 보지 못했지만, 기억한다. 


눈을 떠 뒤를 돌아보면 언제나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돌아보길 기다리고 있다. 눈이 마주치면 오랜만에 만난 연인처럼 반갑게 손을 흔들고 너무 재밌지 않냐고, 목마에서 내리면 곧 만나자고 입모양으로 약속한다.


회전목마 밖, 부드럽게 펼쳐지는 풍경은 아빠의 양손을 잡고 온몸을 쭉 펴 빙그르르 돌던 시절에 보았던 장면과 닮아 있다. 그 장면이 그리워 늘 회전목마 인형이 돌아가는 멜로디 박스를 사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에 커다란 스노볼을 만들고 그 안에 회전목마를 넣어 본다. 분홍색, 하늘색, 노란색 물감에 특별한 오일을 넣어 색이 섞이지 않고 하늘에 부드러운 선이 그려지게 만든다. 


한쪽에 넣은 작은 사슴이 '너도 들어올래?' 하고 다정한 말을 건네주면 나도 들어가 함께 회전목마를 타야지. 다시 엄마를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아빠의 손을 잡아야지. 



작품 <별의 바다> 이한주

큐레이션 @gonggan.goyoo #공간고유

<고유한 순간들-그림을 보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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