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드로잉
딸아이가 7살 되던 해 여름,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오랫동안 혼자였다가 동생이 생겨서였는지, 아니면 이모의 사고 이후 정신없는 상황에서 버텨온 시간이 힘들어서였는지 딸은 동생이 태어나고 우울증처럼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부쩍 울음이 많아졌습니다.
8살이 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는 더 심해졌습니다. 학교에 가기 싫어서 현관문 앞에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울곤 했습니다. 어르고 달래는 날도 있었지만 밤새 둘째 때문에 잠을 잘 못 잔 날이면 딸을 호되게 야단쳐서 쫓아내듯 등교시키곤 했습니다.
어느 날은 혼나고 울면서 나갔던 아이가 한참 후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엉엉 울며 안아달라고 했습니다. 저도 같이 울며 아이를 한참 동안 안아주다가 다시 등교를 시켰습니다.
그 후로 아이에게 사랑을 표현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8초 허그타임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등교할 때마다 딸아이를 8초 동안 꽉 안아주었습니다.
그때 아마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아요. 8초는 적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이며, 아이가 충분하다고 이제 그만 좀 놔달라고 하는 시간이라고요. 그리고 그냥 안지 않고 아주 세게 꽉 끌어안아서 아이가 아프다고, 그만 좀 놓으라고 항복이라고 할 때까지 안아주었습니다.
딸은 한동안 잘 때에도, 놀이터에서도, 학원에 갈 때에도 갑자기 돌아서서 말하곤 했습니다.
엄마, 우리 허그타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