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글/D14
내가 가장 많이 듣는 음악 장르는 EDM이다. EDM을 듣기 시작한 것은 벌써 10년도 더 된 것 같다. 그러다가 꽂혀서 들은 곡이 있는데 바로, David guetta의 Play Hard (2013)이다.
멜로디가 신나기도 하지만 이 후렴구,
Work hard, play hard
Work hard, play hard
We work hard, play hard
Keep partying like it's your job
정말 나의 삶의 신조와 맞닿아있는 가사였던 것이었다.
Play Hard의 인기는 워낙 좋아서, 데이비드 게타가 글로벌리 엄청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나 역시 이 노래를 계기로 게타 오빠에게 입문하면서 DJ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마침 2015년에 서울에서 열린 Ultra Music Featival에서 main DJ로 게타 오빠의 퍼포먼스가 있었고, 그 장면을 운 좋게도 VIP 테이블에서 볼 수 있었다. 내가 평상시에 열심히 듣고 따라 부르던 노래가 리믹스되어서 화려한 조명과 함께 빵빵 터지며 나오는데, 원래도 뮤직 페스티벌의 현장감을 좋아하지만 진짜 감동적이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16년 안식 여행으로 이비자를 선택하게 되는 데에 결국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이비자 클럽들은 매년 여름 시즌마다 주 6회 파티를 여는데 매주 다른 DJ를 불러서 하기도 하고, 한 시즌에 한 클럽에 상주하는 DJ가 있기도 하고 이것을 residence DJ라고 부른다. 이비자에는 Pacha라는 오래되고 유명한 명성 높은 클럽이 있는데, 게타 오빠는 이 파챠의 레지던스 DJ로 매년 여름마다 파챠에서 매주 파티를 진행하고 있다. 게타 오빠는 이비자에 집도 장만해서 아예 이비자에 살고 있었다. 그래서 난 안식 여행으로 게타 오빠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이비자를 가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미리 한국에서 티켓까지 예매해서 게타 오빠의 파티를 오매불망 기다리며 드디어 파티를 갔는데, 클럽 파챠는 명성보다 작았고, 홀에는 게타 오빠의 팬들로 꽉 차서 발디들 틈도 몸을 움직일 틈도 없었지만, 게타 오빠를 정말 코앞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게타 오빠는 DJ 부스에 친구들을 잔뜩 불러다 놓고 디제잉하다가, 친구랑 수다 떨다가, 셀카 찍다가... 정말 너무 건성이었던 것이다...! 음악도 그냥 앨범 틀어놓은 줄... 오빠네 홈파티 온 줄...
기대와 달리 대 실망의 파챠 파티였다.
뭐 그 후로 게타 오빠는 좀 정 떨어졌지만 음악은 나쁘지 않으니 계속 듣고 있다. 하하
그리고 요샌 또 새로운 DJ들이 워낙 많이 등장해서 내 귀를 즐겁게 해 주고 있으니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