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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라씨 Jul 31. 2023

"여독 풀러 일본에 온천하러 가실래요?"

크루즈 한 달 살기 받고, 한 달 더!

한 달간의 '아이슬란드, 스코틀랜드' + '영국일주' 크루즈 여행이 끝나갈 무렵, 

- 아이슬란드 온천물 정말 좋더라.
- 한국에서 온천은 어디가 유명하지? 
- 온양온천이 유명하잖아. 근처에 맛집도 많고
- 서울 근교에는 용인에도 온천이 있더라고요. 북한산에도 온천이 있고요. 
- 설악산 오색약수 온천이 유명하다던데. 
- 우리 북해도에서 온천했을 때 참 좋았지.

"여독 풀러 일본에 온천하러 가실래요?" 


의식의 흐름대로 결정된 일본 온천여행.
부랴부랴 귀국 항공편을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변경하고 호텔 예약하고, 예정에 없던 북해도 온천 여행 시작.

휴식을 위해 다녀온 여행에서 얻은 '독'을 풀기 위해 새로운 여행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니 않은가?!


온천으로 유명한 홋카이도에서 예약한 호텔은 지역 최초, 최대 규모의 온천 호텔로 강한 유황 냄새와 지열이 내뿜는 수증기가 여전히 이곳이 활화산임을 증명하는 지옥계곡이 바로 보이는 곳으로 숲을 면한 노천탕에서는 사슴을 직관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곳이었다.  


온천과 사슴이라니! 너무나 비현실적인 조합이 아닌가!


조/석식이 제공되는 레스토랑의 메뉴 역시 훌륭했고, 호텔이 제공하는 각종 욕실용품과 소모품인 어메니티의 종류와 퀄리티는 수준급이었고, 제2의 피부가 되어버린 유카타 덕분에 가볍고 편한 여행이 되었다.

"너무 행복하다"
연신 행복함을 느끼고 표현하시는 소녀 같은 엄마의 행복감이 여행 전/후가 확연하게 차이 날 정도로 한껏 생기 있게 '회춘' 하셨다.

이제는 세 모녀 여행이 아닌, 세 자매 여행이라 해야겠다.




"호텔이라 생각하고 푹 쉬세요"

이사 전 올 수리/인테리어를 새로 한 집이라 편하게 여행의 여운을 조금 더 느끼실 수 있도록 한동안 엄마와 함께 지냈다.

날이 좋으면 드라이브도 가고, 근처 맛집도 가고. 그리웠던 한식도 실컷 먹고.

"태국 방콕/파타야 패키지가 00만 원이래!" 여행사 홍보 문자를 받은 엄마가 우리를 모객 하기 시작했다. "엄마, 옵션이랑 강제 쇼핑하면 시간낭비 돈낭비에 피곤할 것 같은데요" 우리의 시큰둥한 반응에 실망하신 듯.

"다음 여행은 내가 쏜다! 어디를 가든!!"

고생한 가이드(나)와 회계(동생)를 위해 엄마가 다음 여행을 쏘신단다. 장소는 알아서 정하라고.

- 강원도 일주 어때?
- 고성부터 속초까지 4박 정도?
- 설악 오색그린야드 탄산온천도 가보자.

어디든 좋다는 엄마의 표정은 꽤 신나 보이진 않았다.

엄마는 대만에 가보고 싶다 하셨지? 

어쩌다 대만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이미 한번 다녀온 나에겐 '하필 이 덥고 습한 날 대만여행이라니.' 내색은 않았지만 달갑지는 않았다.

의식의 흐름대로 진행된 대만여행. 
결정하고 이틀 만에 출발했으니, 우리 세 모녀 아니 세 자매 행동력도 최고다!





"Congratulations!!!"

타이베이 공항에서 환영해 주는 축하인사!!
대만 관광공사에서 진행하는 관광객 대상의 이벤트에 당첨! 21만 원 상당의 선불카드에 동생이 당첨되다니!


벌써부터 좋다, 대만.



호텔 체크인 시간이 애매해서 찾은 근처 훠궈집은 알고 보니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었고, 최소 30분-1시간까지 대기하는 곳이라고 한다. 귀국 전 한번 더 갈까.. 진지하게 고민했을 정도로 맛, 퀄리티, 서비스가 훌륭했다.

- 언니 '예스진지' 투어 할 거야?
- '예스진지'가 어디야?
- '예류-스펀-진과스-지우펀'을 묶어서 투어 하는 게 있대.

와, 최고! 


이탈리아 로마에서 새벽같이 출발해서 나폴리-폼페이-(아말피)-소렌토를 돌아보는 '나폼소'투어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서울-대구-경주-서울'로 돌아오는 당일치기로 관광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역시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구나!


10시간 택시를 대절하여 다녀온 '예스진지'의 이색적인 경치와 친절한 기사님 덕분에 아주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투어였고, 대만 최대 명절 중 하나라는 단오제와 겹친 덕분에 우연히 단수이에서 단오제 퍼레이드도 볼 수 있었다.




지난주 내내 비가 왔다던 대만의 날씨는 화상을 입힐 정도로 뜨겁고 화창했고(실제로 피부에 화상을 입었다.) 귀국 편 비행기에 올랐을 때 다시 내리기 시작한 비는 일주일간 계속된다는 예보가 있었다.





우리 중 누가 날씨 요정인 건가?!

유럽(네덜란드, 아이슬란드, 영국, 아일랜드) - 일본 - 대만까지 총 6개국 여행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 정도 되면 몇 번씩 얘기했던 '설악 오색그린야드 탄산온천'이 궁금해질 때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여행의 진짜 끝.
역시 피날레는 한국에서.

비 예보가 있었지만, 비 오면 온천 하면 되지. 

일단 출발.

우리 중 누가 날씨 요정인가!

강풍을 동반한 비 예보로 운행이 취소됐다던 설악산 케이블카는 화창한 날씨에 정상적으로 운행 중이었고, 등산로는 슬리퍼를 신고도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


설악산은 항상 사람 많고 차 막히는 곳이라 시큰둥했었는데 어중간한 평일엔 도로에 우리밖에 없었고, 설악산의 웅장한 스케일과 수묵화 같은 풍경은 감동스럽기까지 했다.

"대게는 큰 게고, 홍게는 빨간 게예요"

네.. 네.. 그럼 둘 다 구입.

꼬랑치회.
딱 이 시기에만 나온다는 서울에서 보기 어렵다며 권한 횟집 사장님 덕분에 다른 생선들과 다르게 꼬들한 식감에 새로운 세계를 만나기도 했다.


고온의 알칼리 온천과 저온의 탄산온천이 함께한 온천은 이곳이 유일하다는 '설악 오색그린야드 탄산온천'은 회원권을 구입할까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었던 곳. 

유럽(네덜란드, 아이슬란드, 영국, 아일랜드) - 일본 - 대만 + 설악산


이 모든 게 두 달 동안 진행됐다니!!!

뭔가 여운이 오래 남고 뭉클하고 여러 감정이 모락거린 시간.

세 자매는 다음 여행을 앞두고 체력 관리 중 :)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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