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i dar Tudo Certo~!!
브라질이라고 여파에 휘둘리지 않을 거란 안이한 생각을 하지는 않았지만,
지구 반대쪽에서 벌어지던 일들이 막상 내 앞에서 벌어지니
확실히 겪어보지 않고는 절대 알 수 없는 어두운 감정들이 단계별로 내 안에서 일어났다.
첫 격리 기간: 24/03 ~ 06/04
첫 격리가 시작되었을 때는 그저 얼떨떨한 느낌으로 들어갔다.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음이다.
무언가 일은 벌어지고 있는데, 마치 약에 취한 듯 어리벙벙한...
앞에 있는 사람들이 무언가에 놀라서 뛰는 모습을 보며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덩달아 뛰는 느낌이랄까...
그랬다.
두 번째 격리 기간: 07/04~22/04
2주 후면 영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정부의 말은 지킬 수 없는 발표였고
격리 기간이 늘어났다.
작년에 매장을 정리하기 전에 나를 엄습했던 가슴이 쿵쾅거리는 증상이 또 시작됐다.
잠을 자지 못하고 자는 척 누워서 쿵쾅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두려움과 싸우는 내 자신...
“정말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구나..”
머릿속에는 온갖 두려운 시나리오로 가득하고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결국엔 아팠다.
나이가 들면 경험이 더 많이 쌓이니 더 용감해질 텐데..
나는 그 반대다.
좀 더 젊었을 때는 두려움을 몰랐다.
무슨 어려운 일이 벌어져도 다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잘해서도, 용기가 많아서도 아니었다.
지난날의 어려웠던 경험을 통해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 있음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 귀한 경험이 내가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아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왜 그럴까..?
든든한 배경은커녕 행여라도 우리 딸들에게 짐이 될까 걱정이 앞서는 것은..
그런 나를 보는 남편은 내게 뭐가 두려운 건지 묻더니 던지는 한 마디..
“네가 그토록 두려움에 쌓여있다는 것은, 그만큼 하느님과 멀어져 있다는 거야
그냥 하루하루만 살아내면 돼. 그러면 돼.”
나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그날 내게 해 준 말은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왔다.
찬물 한 바가지 뒤집어쓴 느낌이었다.
세 번째 격리 기간 23/04~10/05
남편과 함께 9일 기도를 드리면서 보냈다.
그저께로 청원 기도가 끝나고.
거짓말처럼 나를 어두움 속으로 매몰차게 내밀었던 두려움은 사라졌다.
하느님이 주시는 평화란 이런 건가...
오늘만 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내 얼굴에 웃음이 다시 돌아왔다.
놀라운 경험...
매번 하느님은 우리가 힘들 때마다 빛으로 이끌어주시고 길을 보여주시는 데도.
그때마다 나는 매번 넘어지며 두려움에 굴복한다.
하느님이 보시기에 얼마나 답답하시고 속상하실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내 아픔에 눈을 맞춰주시고 감동을 주시는 하느님...
내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당신...
나의 하느님을 다시 만난 시간이었다.
당신과 눈 맞춤하자고 광야의 시간을 허락하신 건가
힘든 시간 속에 만난 나의 하느님..
네 번째 격리 기간 11/05~31/05
어제부터 네 번째 격리 기간으로 들어갔다.
두 달 이상 모든 영업이 정지되고 (몇 종류만 빼놓고)
그런 가운데 많은 사업체가 문을 닫았고,
당연한 결과로 많은 사람들이 해고를 당했다.
가까이 지내는 내 지인들이나 남편 지인들도
거의 회사를 닫아야 하는 극심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한인 사회에서도 극단적인 행동을 선택하는 이도 생겨나고..
설사 이번 격리기간 후에 일상으로 돌아간다 해도
그 후유증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이번 격리 기간을 통해 배운 것들
스스로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나, 얼떨결에 미니멀 라이프 훈련이 되었다.
그동안 의식하지도 못한 낭비가 얼마나 많았는지..
지극히 기본적인 것만으로도 잘 살아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너무나 당연해서 미처 인지조차도 못했던 나의 일상 속에 담겨있던 수많은 소소한 움직임들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당연해지지 않으니 알겠더라.
나의 사랑하는 두 딸들의 엄마와 아빠를 위한 응원과 지지와 도움이
그 무엇보다 큰 고마움이고 감사함이고 축복이었다.
Vai dar Tudo Certo~!! (모두 다 잘 될 거야)
우리 모두가 요즘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이다.
그래.. 우리 모두 잘 이겨낼 것이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