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
머리 끝까지 물속에 담그고 눈을 감은채
웅웅 거리는 소리와
조여 오는 숨 막힘을 느끼며
간절한 공기 한숨을 원할 때까지
너를 생각한다.
너는 내게만은
차가웠나
그토록 너는 내게만은
냉정했나
왜 그토록 내게만은
야박했나
왜 그토록 너는 내게만은
매몰 찼나
그런 너 임에도
난 미련하리 만치 네 주위를
맴돌고 맴돌고 맴돌다가
돌아서는 순간에도
발걸음을 차마 떼지 못해
멈춤을 반복했었나
문득!
조여 오는 숨막힘에 죽기라도 할 뻔했다는 듯
물에서 고개를 쳐든다
다시 제자리다
시간의 흐름과는 아무 상관이 없이
나는 너와 헤어진 그 날에 멈춰있다
한걸음도 떼지 못하고
마음은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붙들려 있다
그 순간의 반복은 지치지도 않는 걸까
그날의 기억은 왜 흐려지지도 않는 걸까
다시 이별이다
너를 기억하고, 추억하고, 그리워해도
결국은 제 자리다
또 다시 슬픔이다
나를 미워하고, 원망하고, 다독여도 보지만
네가 없는 텅 빈 나로
네가 떠나 어떤 것에도 의미를 두지 못하는 나로
똑같이 제 자리다.
무엇으로 너는 이토록 내게 깊이 박혀 있었나
어쩌면 너와 난 같은 단어조차
서로 이해하지 못했나
이 끝날 것 같지 않은 아픔은
대체 언제까지
나를 물속에 잠겨 버릴 텐가
의지와 상관없이 멈추지 못하고
난
매일이 아프고,
매일이 저리고,
매일이 막막한
결국은 제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