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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gel Aug 03. 2021

서울 토박이의 전원주택 구하기 - 7

후보는 정해졌고, 예산은 모자르네

그동안 꿈꿔왔던 전원주택을 짓겠다고 결심한 후 경기도 광주를 시작으로 양평과 양양 등으로 현장답사들을 다녀왔다. 그리고 글에 담지는 못했지만 대략 반년간 이곳저곳, 또 어떤곳은 두세번 이런식으로 다녀왔다. 부동산을 보면 볼수록 한가지 확실한 사실이 머리속에 남게 되는데, 향후 개발 가능성 여부 등이 있는지 여부를 제외한다면 비쌀수록 좋은 땅 이라는 것이었다. 이게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한 말 같지만, 발품을 팔수록 좋은땅이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내 결론은, 발품을 팔아 더 많은 땅을 볼수야 있겠지만 싸고 좋은땅은 없다라는 것이다. 특히 지방의 택지에서는 절대적 기준으로 보였고 임장을 갈 때마다 이를 재확인하는 과정에 불과했다.


그 결과 꽤 좋은땅(비싼땅) 후보지를 몇 군데 정했고 이 중에서 하나를 택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속초에 가까운 고성, 양양읍과 가까운 양양, 강릉 주변 등 후보지 등 4~5곳이며, 공교롭게 하나같이 그 주변에서는 가장 비싼 땅덩어리였다. 사람 보는 눈이 다 똑같은지라..전경이 좋으며, 주변에 축사가 없거나 적고, 공장이 들어서지 않았으며, 생활권 도시와 인접한 곳은 한정되있을 수 밖에..

 

강릉 가는길에 있는 한 호텔의 조망. 날이 참 좋았구나 이때..



아무튼, 예산은 땅을 사는데만 3억 정도를 지불하게 됐다. 원하는 땅이 원하는 크기로 나온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쪼개서 팔 생각은 없다 하시니, 일단 예산은 그 정도로 잡았다. 문제는 집 짓는 것까지 예산을 4억으로 잡았는데, 이것을 어찌할까 싶은거다. 땅만 사면 집 지을 돈이 부족한 꼴이니..


뭐, 앞서 언급한것처럼 나는 사람이 스트레스로 죽어나간다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생활을 7년간 한 사람 아닌가. 일단 땅 구매할 예산으로 주식을 사버렸다. 미래를 걸고 4억원 어치 배팅을 한 셈인데.. 글쎄, 이게 떨어지면 내 평생의 로망을 실현할 순간도 몇십년 후로 늦춰지는 거겠지..  



상반기 부동산 시장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터라 기본지식도 좀 쌓고, 틈틈히 택지매매와 건축설계 등 부대지식에 대한 공부들도 병행했는데, 그 중에서 세금에 대한 부분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특히나 나는 전원주택을 '소유'하고, 서울에서는 오피스텔 거주 혹은 월세 정도를 생각했기에 이 계획을 시도한 것인데, 세금으로 치면 오피스텔 거주가 만만한게 아니더라. 일단 오피스텔이 1가구 2주택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재산세에 포함된다는 것이 첫번째고, 알아보니 오피스텔 관리비가 뭐 이렇게 높은 것인지..  내가 빚은 없지만 기본적 소비성향이 있기에 생각보다 쉬운게 아니었다.


또한, 월세살이는 애초에 빌라 혹은 다가구 주택을 염두에 두었던 것인데 아파트 월세가 급증하면서 이 인상효과가 일반 다가구까지 내려오는 실정이 되버렸다. 작년 초가을 부터 임장을 갔었으니 기간으로 보면 11개월이 지났는데 월세가 50만원에서 70만원까지 올라버렸다. 관리비, 재산세, 기본 생활비, 기타 여가비... 어휴, 진짜...


눈 떴을때 이런 뷰를 비슷하게라도 보고싶었다..


일단, 내 미래는 주식에 맡기고 왔다. 지금 내가 브런치를 쓰는 중에도 그 회사의 누군가는 야근을 하고 있겠지..라는 생각에 사업이 잘 되기를 바래 본다.


당분간은 부동산, 그리고 신변잡기 얘기들을 간간히 써볼까 한다. 물론 임장도 틈날떄마다 자주 다닐 생각이며, 언제 어디서 운명같은 땅을 만나 당장 계약할 수도 있겠지. 그때가 된다면 기분 좋은 심정으로 글을 쓰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래 본다.


그리고 이제 휴식기로 마무리하고 다시 생활전선의 길로 접어들 때가 된 것 같다. 당장 집을 짓지 않고 가까운 미래로 계획을 이월했으니.. (주식투자를 좀 세련되게 표현한 셈이다), 당분간 생활을 해야될 것 아닌가. 그래도 창업을 한때 성공적으로 운영하기도 했고(적어도 겉에서 보기에), 증권사 애널리스트 경력이 적지 않으니 설마 일 할 곳이 없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높은 바이오 산업 혹은 블록체인 쪽에 뛰어들어볼 계획이다. 물론 내 가치를 알아볼 회사가 몇이나 있을지 기대도 약간 있다.


후.. 향후 집을 건축해서 첫날밤을 보낼 순간에 이 글들을 차근차근 읽어볼 생각이다. 40대의 나일지, 50대의 나일지 모르겠지만, 행복한 심정일 거라 생각한다.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을 그때의 너도 듣고, 오늘의 두근거림과 설레임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NHp5w2P0s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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