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뭘까

너 행복하니 말고, 나! 행복한가?

by Thats right

새벽에 아이가 엄마를 부르는 소리에 깼다.

아이가 배가 아프다는 것이었다. 부글부글 거린다고... 아이가 아프다 하니 벌떡 일어나 아이 배를 문지른다.

갑자기 토할 것 같다고 해서 비닐봉투 가지고 오고 식은 땀을 줄줄 흐르는 걸 보고 '아... 왜...'

아이에게 따뜻한 물을 끓여주려고 주방으로 갔다. 물 끓일 냄비를 찾으려니 어제 밤 11시에 설겆이 해놓은 더미 저 아래 있다. 위에 있는 것부터 하나씩 정리해서 찬장에 넣어두려고 찬장문을 여는 순간...

찬장에 보여지는 그릇들의 모습을 보니 아... 또... 왜... 눈물이 난다...


어제 10시에 퇴근해서 아이랑 10분 얼굴 보고 서재로 들어가서 게임하고 11시 반쯤 나온 남편이,

설겆이 하는 나를 보고는 슬쩍 눈치가 보였는지 식기세척기에 있는 그릇들을 정리를 해주었다.

정리 해주나보다 했는데, 아침에 그 결과... 아... 또... 왜... 이게 되었다.

정리가 아니라 그릇으로 젠가를 한 줄 알았다.

접시 위에 국 그릇, 국 그릇 위에 반찬 접시, 반차 접시 위에 큰 접시, 큰 접시 위에 밥 그릇...

거기다 나는 키도 안닿는 칸에 잔뜩....


너무 화가 났다. 아이 배아파 물 끓인 냄비를 빼내기 위해 어제 설겆이 해놓은 그릇을 찬장에 정리해 놓으려고 했는데 그 찬장이 더 문제... 찬장부터 정리해야 했다.... 그래야 냄비를 찾을 수있는 상태였다...

마침 편히 잠자고 나오는 남편을 보고 이것 좀 정리해! 라고 곱지 않은 말로 말을 했다.

아이는 아프고 물은 끓일 상황이 안되고, 물론 정수기는 있지만 보리차를 끓이려고 했던터라 화가 났다.


결국 아이는 보리차를 못먹고, 물을 좀 먹다가 응가하러 화장실에 간다고 했다.

그러다가 조금 후 남편이 눈뜨자 마자 화를 내야 하냐고 나에게 말을 했다.

그 다음말 내가 한게 마음에 안들면 앞으로 니가 해!


그 말이 순간 머리와 마음을 쳤다.

마음에 안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찾는게 아니라 내가 해야 하는 거.

접시는 접시대로 해놓으면 되지 않냐 그랬더니 남편은 또 그럼 니가 하라고 했다.

그래... 매번 이랬다. 나는 남편이 한 것이 마음에 안들고, 마음에 안들어 하는 나를 보며 남편도 짜증이 나고.

근데 정말... 그릇 정리할 때 접시는 접시끼리 놓는 것이 나만 아는 진리 일까?


하필 오늘 친정아빠가 와서 아들을 봐주시는 날이다. 아빠는 문 밖에서 우리의 이런 대화를 다 들으신 것 같다.

응가 하고 있던 아들이 엄마를 불러서 아이에게 가보니.. 아이가 엄마 싸우지 마 그런다...

싸움을 절대 보이지 말아야 하는 두 사람에게 나와 남편은 또... 보여준 것이다...


남편은 나 씻는 동안 출근을 했고, 나도 뒤이에 출근을 하려는데,

아이 얼굴을 보는 순간 아이의 배가 계속 아픈 이유가 복통이 아니라 엄마아빠의 싸움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출근하려 신발을 신는데 친정아빠가 아이 마음을 달래면 금방 배아픈거 나을 거니 회사 잘 다녀오라고 하신다.

친정 아빠도... 아시나 보다...


출근길 머릿 속에 마음 속에 참... 많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다. 저녁에 밖에서 잠시 보자고. 8시 가능하냐고...

남편 9시에 도착한다고 답이 왔다. 아...

할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 하다 보면 길어질 것 같으니 조금 당겨달라고 다시 내가 보냈다.

남편이 8시30분까지 와보겠다고 답이 왔다.


남편을 만나면... 나는...

너 행복하니? 물어보려고 한다. 나는 행복한게 어떤 부분은 그렇고 또 아니기도 하고...

그런데 너와 나 사이는 안 행복하다고.

우린 모두, 각자각자 행복해질 권리가 있는 것 같다고.

나도 행복해 지고 싶다고.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다 있는 환경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한번이지만 우리가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는 더 힘든 일 일 수 있다고.


마음에 안들면 니가 해 라고 한 말이 우리의 현실 인 것 같다고.

이게 아니야? 마음에 안들어? 그럼 어떻게 할까? 라고 묻는게 아니라,

내가 한게 싫으면 니가 해.

우리는 그런 사이라고.


난 행복해지고 싶고, 지금처럼 그냥 그렇게 살고 싶진 않다고.

나도 내 인생 소중한데 한쪽은 버리고 포기하고 살고 싶지 않다고.

이혼도... 열어 놓고 생각해 보자고.


쉽게 이혼이라는 걸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이 걸 생각한지... 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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