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만난 '엄마' 동기

우리 잘 하고 있는거야.

by Thats right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고, 이 중에는 동갑내기 아이를 둔 엄마도 있다.

부서 간 미팅이다 보니 짧게 인사를 하고 업무에 대한 논의를 한다. 회의가 끝날 무렵 누군가,
어? 둘이 아이들 비슷하지 않아? 그러면 그 때부터 1초만에 절친이 되어 이야기가 된다.

업무 논의를 할 때의 어색함과 냉정함은 1초만에 없어진다.


회사에서 만난 '엄마' 동기는 회의 마치고 점심 같이 먹자며 날짜를 잡고 헤어진다.

그리고 점심을 먹기로 한 날, 처음에 잠깐 서먹했다가 곧 아이 이야기로 1초만에 또 다시 절친이 된다.

요즘 아이는 어떻게 케어를 하고 있는지, 이모님이나 부모님 도움을 받는지, 숙제는 어떻게 봐주는지, 학원은 어딜다니는지 등등. 점심시간 1시간만에 우리 아이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다 공유한다.


그 만남을 시작으로 아이 이야기에서 남편 이야기, 시집 이야기, 친정 이야기 그리고 내 이야기까지...

엄마 동기들은 다른 사람이지만 같은 이야기가,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가 참 많다.


아이와 회사를 두고 수백번 같은 고민을 했고,

시집과 남편에 대한 서운함이 수천가지 쌓였고,

친정에 대한 미안함과 섭섭함이 또 쌓였고,

이러면서 어느 순간 없어진 나 자신에 대한 서글픔이 쌓였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내가 맡은 일에 빵구 한번 낸적 없고, 아픈 아이를 두고도 회사일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야근을 했고, 그러면서 시부모님 생신, 시동생 결혼, 이모님과의 여행까지 챙겼고,

나는 안먹어도 야근하고 돌아오는 남편의 비타민은 챙겨줬고, 그러면서 여전히 일하는 딸 돕느라 고생하는 친정 부모님한테 죄 짓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엄마 동기들의 모습...


우리는 그렇게 40대가 되어 있었다.

어쩌다 간만에 모인 엄마 동기들. 커피 마시다 왜 눈물이 떨어지는지...


그럼에도 우리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은, 내가 하는 이 일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워킹맘 왜 하냐, 이런 생각을 하면서까지 왜 회사 다니냐 하는 사람들...

이 일에 대해서만큼은 니들보다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버틴 만큼 지금까지 여기 있는 만큼 이 일에 대해서는 니들 보다 잘하기 때문이다!


산전수전 다겪었다. 희망퇴직 신청 때도 어렵지만 조금만 더 함께 일해보자 라는 말을 듣고 남았다.

그리고 찾아서 했다. 내가 지금 이 일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스스로 파고 또 팠다. 해결하기 위해.


그러다 엄마가 됐고, 아내가 됐고 며느리가 됐다. 어쩌면 그냥 딸이 었다면 지금보다 더 성공했을거 같기도 하다. (웃음)


엄마 동기들, 오늘도 이 건물 몇 층 몇 층 몇 층에서 '나의 일'을 하고 있을 동기들.

당신 잘 하고 있는 거야. 우리 잘 하고 있는 거야. 그리고 우리 잘 될 거야. 아이도 가정도 그리고 나의 일도.

우리 참 잘해 온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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