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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gelsuho Apr 02. 2024

졸업 전시가 끝났다.

2023년 12월 19일


졸업 작품으로 만든 팝업북 <Sweets in Screen>



졸업 전시가 끝났다. 내년 초면 진짜 졸업이고, 나는 더 이상 소속이 없다.


일단 일 년만 프리랜서로 살아보기로 했다. 나는 단 한순간도 회사에 갈 생각이 없었으니, 일단 내가 만들어 나가는 일 년을 살아보고 그때 가서 다시 고민해 봐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지금 있는 돈에 펀딩 등 프로젝트 몇 개를 진행하면 일 년은 어떻게 버틸 수 있을 것 같고, (물론 작업실 이사가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 당장 어디로 갈지도 모른다.) 그 일 년 안에 성과를 낸다면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 지금 나한테 제대로 된 포트폴리오가 없다. 아니 사실 '제대로 된' 포트폴리오가 없는 것이 아니라 아예 아무것도 없다. 이번 겨울을 온전히 써서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다. 그냥 아카이빙만 해서 될 것이 아니라 다시 꺼내서 만져야 하는 작업들이 많다. 다행인 건 재료가 충분하다는 것. 지금 리스트업 해 둔 작업들을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마무리 지으면 만족스러운 포폴이 될 듯하다. 대신 겨울 동안 엄청 바쁠 것 같다. 어쩌면 봄까지도.


포트폴리오와 동시에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다. 나는 생각보다(?) 이것저것 하는 게 많아서 그걸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사이트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인스타 계정으로 예를 들면, 지금 운영하고 있는 5개 넘는 계정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인스타그램은 여러 개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데 특화된 SNS라 좋은 점도 있지만, 나는 블로그처럼 카테고리를 나누어 정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더 편하다. (SNS 중에 포스팅 카테고리 시스템이 가장 잘 되어 있었던 것은 의외로 싸이월드라고 생각한다.)




팝업북과 함께 전시한 미니 팝업 엽서들




개인 홈페이지가 생기면 내가 하는 프로젝트 단위의 큰 작업들 뿐만 아니라 작은 단위의 일들, 그러니까 'Project'라기보다는 'Work'라고 불러야 할 작업들도 가볍게 아카이빙 해둘 수 있다. 포트폴리오에는 넣기 애매한 사이즈의 작업들도 모두 보여주고 싶기 때문에 파일보다는 웹사이트가 제격이다. 여기에는 그보다 더 가벼운 작업들, 드로잉이나 하다못해 영화 리뷰 같은 것들도 모두 실을 수 있다. 무엇보다 드로잉 작업을 아카이빙 할 수 있다는 점이 나에게는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완전한 '포트폴리오'와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일을 구할 생각이다. 졸업 전시 기간 교수님께서 해주신 어떤 이야기에 따르면, 특히 외국에서 졸업과 동시에 프리랜서로 살아가려고 마음먹은 학생들의 경우 몇 백 군데 회사나 스튜디오 등에 메일을 보낸다고 한다. 그리고 그중 몇 가지 일이 성사되면서 계속해서 일이 들어오는 일종의 물꼬를 튼다고 한다. 


영화 포스터 디자인 스튜디오인 '빛나는'의 박시영 디자이너는 영화제에 출품한 독립영화 작품들 중 포스터가 없는 작품들을 찾아 디자인을 해주면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독립영화 포스터 작업을 열 개쯤 하다 보니 상업 영화에서도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나도 이런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 올해 일이 들어오는 물꼬만 터준다면, 앞으로도 내가 원하는 프리랜서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봄까지 포트폴리오와 홈페이지를 만들고 졸업과 동시에 여기저기 뿌려 볼 생각이다. 그 사이 그림 계정이랑 (인스타그램 @angelsu_ketch)  <예정에 없던 전시> 계정 (인스타그램 @unintended_exhibition_)에도 그림을 계속 올려서 조금이나마 유입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블로그나 네이버 카페, 노트폴리오 등 다른 사이트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를 알릴 생각이다. 앞으로의 성공적인 프리랜서 생활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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