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매핑 테스트베드
최근에 서울에서 도시재생과 관련하여 가장 ‘핫’한 지역은 금천구가 아닐까 싶다. 과거에 구로공단의 영향으로 쪽방촌이 형성되었던 것이 남아있고, 우시장의 위생문제 심화, IT붐에 따른 디지털단지 형성 등으로 도시재생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도 금천구는 서울시의 구단위 행정구역 중 인구수가 4번째로 적고, 서울시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주거환경과 교육여건이 열악하여) 집값이 광명시나 안양시보다 싸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개발이 필요한) 지역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실제로 구 지역 전반에 걸쳐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우선, 독산2동의 경우(도시재생활성화사업 연계형) 희망지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었다. 희망지사업은 도시재생지역 지정 전 준비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 주민공모방식을 통해 10인 이상의 주민모임과 지원단체가 협력하여 신청할 수 있다. 희망지사업을 통해 현장 거점 운영, 활동가 파견, 도시재생 홍보, 도시재생 및 주민역량강화 교육과 같은 지원 사업이 추진되고, 이런 사업의 성과에 따라 추후에 도시재생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 독산2동 지역은 주민모임 ‘희망이 싹트는 독산2동’과 지원 단체인 ㈜어울림엔지니어링이 협력하여 희망지사업에 지원하여 선정되었고, 올 연말까지 최대 1억 2000만 원의 시비를 지원받게 되었다. 현재 ‘꿈을 이루는 독산2동 사랑방’이라는 거점공간이 조성되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산1동은 2016년에 현재 독산2동이 하고 있는 희망지사업 단계를 거쳐서 2017년에 중심지형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최종 선정되었다(2017년 6월에는 서울시의 기존 도심형 재생사업이 지나치게 쪼개져있다는 지적 때문에 사업 지역 범위가 처음 지정 때보다 6배나 확대되었다고 한다). 이 지역은 ‘독산동 우시장’이 위치한 지역으로 유명한데, 악취와 공공위생과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서울시는 위생 관련 현안을 해결하면서 서울 최대 축산물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살려 상권을 다시 활성화하는 데에 초점을 둘 계획이다. 한편, 사업범위 확대에 따라 독산역 1호선과 신안산선 개통 예정역 일대 지역이 모두 범위에 포함되면서 지역 가치가 크게 제고될 것으로 기대되고 그에 따른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해졌다.
2017년 4월에는 독일 다름슈타트 공대와 서울대의 대학원생들이 워크숍을 열어 해당 지역 활성화를 위한 의견을 발표하기도 했다. 녹지공간과 공공공간을 늘려 마을 커뮤니티센터를 만드는 방안, 우시장의 현대화 등의 방안이 제안되었다.
시흥5동은 2017년 3월에 새뜰마을사업 대상지로 지정되었다. 새뜰마을사업은 달동네, 쪽방촌과 같이 주거환경이 취약한 지역을 재생하는 사업인데, 안전 및 방재 시설을 확충하고, 도시가스 및 상하수도와 같은 생활인프라와 집수리를 지원하며, 돌봄 서비스, 일자리 등 휴먼케어 프로그램까지 종합 패키지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쉽게 말해,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사회적 약자가 밀집된 지역을 종합적으로,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사업인 것이다. 시흥5동 218번지 일대는 재개발사업 추진을 이유로 10년 가까이 신축이나 재정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결과 좁은 골목길과 노후 건축물이 밀집된 주거환경 취약지역이 되었다.
이밖에도 금천구의 대표적 노후 아파트인 시흥동 무지개아파트가 서울시 ‘창조적 정비계획 시범사업’으로 선정되어 재건축에 들어갔고, 예전에 롯데알미늄이 있었던 부지에 기업형 임대주택단지가 들어서는 등 끊임없는 개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그 외에도 공군부대 이전, 대형 종합병원 건립, 국공립 중고등 신설, 대한전선개발 등 많은 이슈가 금천구 관내에 산재되어 있다).
엔젤스윙이 이런 도시재생 활동을 함께 하려고 한다. 엔젤스윙이 보유한 드론 매핑 및 데이터 가공 기술은 넓은 지역을 관찰하고 지리정보를 수집하는 데 상당히 유용하다. 그리고 독산2동의 경우 ‘희망이 싹트는 독산2동’이라는 도시 재생 관련 주민모임이 이미 활동 중이기 때문에 그분들의 필요에 따라서 맞춤형으로 지도를 제작하고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혁신파크와 금천구 도시계획과, 엔젤스윙은 이미 간담회를 통해 기술의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때 나온 이야기에는 도시재생사업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힘든 하수구 모니터링, 하천 범람 및 홍수 시나리오 예측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드론으로 촬영한 매핑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를 더하는 것이기에 미처 엔젤스윙이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나 방안이 있다면 더 많은 무궁무진한 일들을 할 수 있다.
서울혁신파크의 리빙랩 프로젝트를 통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금천구 입장에서는 협의에 따라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혁신 기술을 사용할 수 있고, 엔젤스윙 입장에서는 그동안 알고 싶었던 도시계획 분야에서 드론 기술의 가능성에 대해 더욱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논의와 협의를 통해서 리빙랩 프로젝트의 취지에 맞게, 도시의 주인인 시민들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좋은 방향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를 희망한다.
by Soo
* 슬럼매핑 테스트베드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