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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에게.
오늘 편지부터 다시 한글로 글을 써보려 해! 이유는.... 그냥 종일 5월 5일에는 많은 스케줄에 찌들어 있을 테니까 조금 더 편안한 글로 읽어야 와닿을 것 같아서...?
아래는 편지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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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고생하고 있을 재우, 아니 재요에게.
아마도 너는 이 글을 찾게 되는 시점에 육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중이겠지. 예정된 고통은 예정되지 않은 고통보다 더 강력한데, 지금 2월 초입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5월의 스케줄은 이미 아주 정신없고 고통스러울 것 같아. 그렇지만 너는 거기서 매일매일 희열을 찾아내겠지. 지금 겪고 있는 그 바쁨이 네가 바라던 것이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해.
지난 몇 년간을 떠올려봐. 다시 거기로 가겠다고 선택한 건 너야. 뭐, 다른 옵션이 있던 건 아니지만, 결국 네가 선택한 거니까 뒤돌아서 후회할 시간이 있다면 눈 감고 앞으로 어떻게 난관들을 헤쳐나갈지 생각해 보렴. 후회하기에는 5월의 시간들이 너무 아까울 것 같다. 어쩌면 전주영화제에 있을 수도 있겠네, 그러나 마음은 역시 바쁘겠지 :)
그렇지만 지금의 조언들이 네가 급하게 달려가라는 뜻은 아니야. 너 모니터의 좌우명을 기억하렴. Haste makes Waste. 급하면 되던 것도 안 될 거니까, 여러 번 곱씹고, 센스 있게 움직여보렴. 몇 년간 열망하던 삶을 다시 되찾았으니 조급하지 않게, 그러나 집중을 잃지는 마렴. 그리고 여러 가지를 선택하지 마렴, 이제는 하나를 선택해서 쭉 밀고 갈 필요가 있으니까.
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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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는 <아빠>로 글을 써줘!
2023.02.05.
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