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기요에게.
어제, 학원에서 수업을 듣다가 'an eye for an eye'라는 문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됐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정도로 해석되는 이 문장은, 받은 만큼 되돌려준다는 뜻인데, 각자 돌아가면서 이 방법이 좋은 방법인지, 나의 문제해결방식은 무엇인지 각자 얘기했어. 얘기를 하다 보니 부정적인 인간관계를 어떻게 컨트롤하는지도 자연스레 얘기하게 됐고. 내가 어떤 대답을 했는지 조금 알려줄게.
나의 경우에는 상대의 공격이나 무례를 나의 성장동력으로 전환한다는 삶의 철학이 있어. 쉽게 얘기하자면, 상대가 나에게 공격을 하거나 힘들게 하면, 먼저 나에게서 이유를 찾고, 만약 이유가 있다면 개선하고, 이유가 없다고 판단되면, 상대의 언행을 넓은 마음으로 삼키되, 나중에 내가 더 높은 레벨이 되었을 때 저 사람이 가질 상대적 박탈감을 상상하는 거야. 약간 잔인하긴 하지만, 상대와 똑같이 행동하며 같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해.
이런 생각이 만들어진 데는 두 가지 에피소드가 있어. 첫 번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따돌림을 당했을 때야.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물론 따돌린 당사자들은 기억 못 하겠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내 언행도 너무 자랑하고 나서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되지만, 그게 따돌림을 당할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해. 무튼, 그 당시에 나는 힘든 마음을 '나중에 내가 커서 정말 어마무시한 사람이 되었을 때 괴롭혔던 친구들이 나를 보며 어떤 박탈감을 느낄까'라는 생각으로 삼켰고, 현재까지 내 삶 에너지의 원천이 되어주고 있어.
두 번째 에피소드는 중학생 때 초등학생들 수학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다 맞이하게 됐어. 한참 수학을 설명하다가 너무 딴짓만 하는 한 친구에게 집중해 달라고 했는데, 그 친구가 내 얼굴에 침을 뱉었어. 그때가 인생 최대의 인내구간이었던 것 같아. 다행히(?) 아무 일 없이 넘어갔지만, 참 다양한 감정이 든 순간이었어. 그렇지만 그때의 인내는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 중에 겪은 그 어떤 인내보다 더 크고, 강했기에, 지금까지도 참 많은 순간들을 참아내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
나는 이런 에피소드들로 내 삶의 방식을 구성해 왔어. 이런 방식이 나의 다양한 인간관계 중 하나인 지금은 꽤나 삶의 안정성이 보장되어서 탄탄하다고 느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내 다양한 인간관계는 결국 경험에서 오나 봐!
다음에는 ‘생일’에 대한 글을 써 줘!
2023.02.19.
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