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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쌤 Aug 29. 2023

2023.08.29.

수업을 마치고 나와 

쌓여있는 업무들을 부랴부랴 처리하면서

마음이 급해집니다

우리 아이들의 빛나는 하루를 기록하지 않으면 

날라가버리기때문에.. 마음이 급해집니다.


오늘은 오늘의 수업을 정리하며

내일을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의 목소리로 놀이기록 시작합니다.


# 파이보츠놀이


내 얼굴을 보자마자 인사는 '파이보츠 해도되요?'이다^^

아이들과 무엇을 할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유아들의 관심과 흥미'이다

진부한듯한 말입니다.  더 엄밀히 말하면 이는 '내적동기'와 같은 말이다

그렇다면 2학기 파이보츠는 시작이 좋다.


1학기는 관심, 경험, 시도가 목표였다면 

2학기는 좀더 세부적으로 들어가야한다

크게는 1) 코딩이라는 프로그램의 경험 2) 태블릿이라는 도구의 다양한 활용 경험

나아가 1) 조립과정을 통한 공간지각능력 2) 문제해결능력 즉, 원하는 것을 만들어 내기위한 방법 구안 그것의 움직임을 조정하기위한 방법 구안 3) 좌절에 대한 참을성 즉, 생각과 실행의 차이에서 오는 차에 대한 극복

최종적으로는 '코딩을 위한 놀이가 아닌 놀이를 위한 놀이 즉 즐거움안에서의 배움'


너희들은 놀이하지만 선생님는 큰그림을 그리고 있단다^^


2학기 2일차.

오늘은 1)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보이는 아이들에 대한 지원이 가장 큰 목표였다. 

 이것은 아이들의 성향이다. 틀리다 맞다가 아니라 아이들마다 성향도 크게 작용한다.

중요한건 욕구는 분명히 보이는데 시도하지 못하는 두려움이라면 분명히 '지원'해야하는 부분이다.

이때 중요한것은 아이의 힘, 즉 내 힘으로 해냈다는 결과를 얻어야하는것이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라는 말이 이제부터 적용된다.^^

티나지 않게 그러나 성공경험을 확실히 할수있도록 해야한다.

나는 마치 '첩보작전'을 하는 기분이다. 들키면안되. 니가 다 해낸거야^^


정말로 관심없는 1~2명의 아이들말고 눈이 초롱초롱하다 

그렇게 3명의 아이들이 오늘 스스로의 위대함에 만족을 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행복하다. 그때의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세상을 다 얻을것같은 표정과 나 자신에 대한 신뢰를 느끼는것 같다.  이 것은 결과물 그 이상의 중요한 교육적 지점이다. 

장하다. 내 아들딸들^^


2) 이미 빠져버린 아이들은 단순한 조립에 그쳐서는 안된다 

다음단계인 AR을 연계한 활동을 미리 보여주어 다시 도전정신의 자극한다


3) 무엇을 위하여 파이보츠를 하느냐. 미디어를 잘 활용하게 하기위한건데 미디어를 활용한 단독놀이로 그쳐서는 안된다. 몇몇 친구들이 이것을 활용한 역할놀이로 놀이가 전환되는 장면을 기회로 잡는다.


3) 좌절에 대한 참을성. 아이들에게 이것을 무조건 요구해서는 안된다. 아이들이 감당할수있는 임계점 수준이 넘지않도록 조금씩 조금씩 그 범위를 확장시켜야한다. 


교사가 기대한 것은 이정도였다면 아이들이 만들어낸 배움도 있다

1) 도형의 분할과 조합을 해낸다. 부품이 없을때 원하는 부품이 없을때 여러가지 블럭들을 조합하여 필요한 부품을 만들어 낸다.

2) 아이들에게 먼저 메뉴얼을 알려주지 않았다. 각각의 키의 이름과 기능이 있지만 이름으로 시작하는 순간 사고가 고정된다.  아이들에게 묻는다. 이것은 어떻게 움직이냐고 물으면 아이들의 시각에서 아이들의 수준으로 완벽한 기능을 설명한다. 그리고 나는 이해하지 못해도 아이들끼리는 이해가 되고 소통을 한다. 

3) 순서도를 읽고 순서도의 전후관계를 이해한다. 더불어 움직임의 범위를 예측하여 조정한다(이는 코딩의 기본원리중의 원리이다. 즉 프로그래밍하는것이다)

4) '융합'은 우리 아이들이 그 어느누구보다 탁월함을 발휘한다. 파이보츠라는 도구와 교실을 온갖 놀이감이 융합한다. 파이보츠라는 놀이는 변화하고 다른 놀이과 융합하여 생각지도 못한 놀이들이 계속 만들어진다. 변화, 실험, 시도. 아이들에게 창의성은 정말 타고난 능력이다. 



내일은 

1) 오늘 시도하고 성공한 친구들이 다른것도 시도할수있도록 자극하려고한다.

2) 그 외의 도안들도 여러가지를 제공하여 더 다양한것들을 만들어보고 그것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무언가가 만들어지리라 예상해본다

3) 몇몇 친구들은 프로그래밍 자체를 즐긴다. 이 친구들에게는 미션을 주려고한다. 

4) 파이보츠보다는 다른 놀이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과 파이보츠 놀이가 연계될수 있도록 함으로써 따로놀이가 아닌 함께하는 놀이가 될수있도록 해보려고한다(오늘 그 가능성 발견)


아이들이 파이보츠 놀이에 얼마나 집중을 하는지 오늘은 시간을 체크해보았다.

전체적으로 놀이가 전환된것은 11시30분이였다. 잠시 그 놀이의 흐름이 잔잔잔해 지는 틈을 타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점심을 먹고온후 다시 불타올랐다. 

첫 한시간 반정도는 조립과 조작에 집중하였다면 자연스럽에 아이들은 이것을 놀이의 자료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놀이의 자료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상호작용이 활발해지고 놀이를 다른 장면으로 넘어가게되었다.


아마 아이들은 오늘 하원후 집에가서 내일 할 놀이를 구상하고 생각해올것이다.

나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정확히 예측할수 없음을 늘 꼭 생각해야한다.

아침에 아이들을 바라보자. 그리고 아이들이 지난 밤 그려온 생각을 읽어보자.



# 비즈놀이


지난주 자리를 비운사이에 오랜만에 새롭게 등장한 놀이이다. 

비즈는 톡톡블럭 그 다음단계로 소근육 움직임의 더 디테일한 움직임이 요구되고 

고정되지 않아 작은 흔들림에도 무너지는 좌절감을 견뎌야한다


무엇보다도 '인내'해야한다. 쉬운작업이 아니다. 

집중력, 인내심...    

이미 몇년 해온 아이들은 다양한 디자인을 구상하는 수준인 아이들도 있지만 

매년 하반기쯤 꺼내지는 놀잇감인 이유이다. 


올해 아이들이 '요청'하였고 위에서 말했든 이는 아이들의 '내적동기' 도전이기에 응원한다.


가장 기특한것은 시도하고 또 시도하는 아이들이다.

한번 실패하고 두번 실패하지만 형누나들이 하는것을 보고 또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친구들이 하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있다가 또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얼마나 기특하고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어른들이 보이기에 이런일에 무슨 이런 큰 의미를 부여하냐 할수도 있겠지만

우리 아이들의 세상에서는 엄청난 도전이고 시도이고 나에 대한 신뢰 할수있다는 나에대한 믿음을 시도하고 있는것이다.    


유아교육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바로 이러한 지점이 이미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성인들은 의지를 가지고 공부를 하고 이해를 해서 삶을 만들어간다면 

우리 아이들은 5-7세 이 시기에 세상의 모든것은 내힘으로 만들어 가는 중인것이다


비즈놀이는 현재 '도전'이라는 지점을 지나고 있다.

곧 '도전'이 '즐김'으로 이어지겠지. 


오늘은 00이가 이만큼 해냈구 

오늘은 00이그 이만큼 해냈구나

나는 다 보인다. 15명 아이들이 모두모두 하나하나 보인다. 느껴진다.

장하다 내새끼들^^


응원한다. 



# 레고놀이


레고놀이는 옆에서 듣고있으면 영화가 따로없다. 생방송인데 구성이 매우 탄탄하다.

장면전환도 빠른데 시나리오가 너무 좋다.  


레고놀이는 '즐김'의 과정을 지나 '기획' '역할분담' '소통' '중재' 고급기술들이 펼쳐지는 놀이이다. 

레고놀이와 톡톡블럭 그리고 파이보츠까지 함께될때 놀이는 폭발한다. 


나는 열심히 옆에서 치우며 관람하면된다. 꽁짜공연이다.^^

아 청소부의 역할을 하는거니 완전한 꽁짜는 아니구나.하하하

하지만 어디서도 볼수없는 명배우들의 실감나는 흥미진지한 모습

그리고 예측할수없는 내용전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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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즐거웠다

오늘도 행복했다

오늘도 잘컷다 내새끼들^^


퇴근시간을 앞두고 오늘의 놀이기록을 하며 

내일의 출근이 기대되는 직업이라서 너무 감사하다.


아이들이 오늘 놀이가 행복했다면 시그널 같은게 있다.

여기저기서 마구와서 '선생님 사랑해요'라며 안아주고 

그 놀이의 흥분을 고스란히 전달해주고 다시 놀이로 들어간다.


나는 여기저기 다니며 아이들을 바라보면서도

뜬금없이 와락안으면 사랑고백을 하는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교사이다


우리 아이들은 그런 존재이다

사랑 그 자체


나는 그것에 빛을 비추어줄뿐이다

너희 안에 있는 빛에 빛을 비추어줄뿐이다


오늘도 고맙다 우리반 내 보석덩어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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