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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쌤 Mar 23. 2023

2023.03.21.

보내기 위한 글이 아닌 나를 위한 글쓰기



교사에게 하루일과와 놀이, 그리고 개별 유아에 대한 기록작업은

너무나도 중요한 업무중 업무입니다. 

질높은 교육을 위해서는 기록이 선행이되고  그 기록의 과정(평가)을 통해 다음의 교육이 계획됩니다.


보내기 위한 글이라면 제가 이렇게 꾸준이 많은 글을 남기기 어렵지 않을까요?

보여주기 위한 글이라면 제가 아이들의 사진사가 되어 교육과 기록이 역전되어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까요?


보여주기 위한 사진이 아닌 제가 아이들의 의미있는 장면을 기록하기위한 촬영과

안내하기 위한 놀이기록이 아닌 제가 제 수업을 돌아보고 평가하기 위한 기록이기 때문에 이 시간이 일로 힘들지 않구나 생각합니다.


오늘 아이들과 함께하며 크게 3가지를 의미있게 나누고 기록해두려고합니다.




# 아이들의 유능감을 신뢰해주기


어제 제공한 놀잇감의 변화가 눈에 보입니다.

몇명이 시도하면 또 다른 아이들에게 촉매제가 됩니다.

형님들의 놀이가 아무래도 조금더 상위수준일수밖에 없겠지요

우리 동생들은 그것이 아주 휼륭한 발판이 되기도합니다.

동일 연령일지라도 아이들마다 탁월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에 제공한 놀잇감은 공간지각능력을 강화하고 추론능력을 신장시키기에 아주 좋은 놀잇감이지요. 그뿐만이 아니라 아이들만의 상상의 것들을 만들어내는 창의력 신장에서 매우 휼륭한 도구가 되는 놀잇감입니다


어제의 '의도된 인지적 불일치'로 약간의 피로감을 느낄수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이 '도전'과 '호기심'을 자극하기도합니다.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고 

어제보다 확실히 구조물이 확장되고 있음이 보이시지요?


저 안에 있는 통로와 라인을 어떻게 구성해야 공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오느냐

와~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저는 계속 지켜보며 그 다음단계로 조금씩 나아가도록

아주 약간의 난이도 조정을 해줄것입니다.


이를 교육학에서는 아이들이 할수있는 그 영역을 '근접발달지대'라고 해요

그리고 교사는 '비계'가 되어줍니다.  뜀틀을 할때 발판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아이들이 혼자서는 할수없을것만 같은 영역이지만 알고보면 할수있는 그 영역으로 나아갈수있도록 발판이 되어줍니다. 


먼저 제공하지 않고 아이들의 놀이 흐름을 따라가며 민감하게 바라봅니다.




# 바라봄의 훈련(부제: 애닳음과 진짜 존중의 훈련)


'아기돼지삼형제' 놀이를 하며 갈등하는 아이들

텐트를 차지하기 위해 갈등하는 아이들

내 마음같지 않는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워 

답답한 마음에 손이 먼저 나가는 아이들

엄마가 보고싶어서 눈물이 나는 아이들

만들어 놓은 구조물을 오롯이 나혼자 즐기고 싶은 아이들

친구가 내 영역에 오지 않았으면 하는 아이들

마음처럼 속도가 조절되지 않지만 달림이 즐겁기만 아이들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마구마구 짜증만 올라오는 아이들

친구들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눈물만 나는 아이들



이 아이들을 하나하나 바라보고 있을때

화가 남이 아닌 애닳습니다



차라리 정답을 알려주고싶고, 차라리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정해주고 싶고

그럼 저 아이들이 저런 갈등함에 있어서 마음의 어려움이 없진 않을까? 어리석은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을 진짜 존중하는것은 '바라봄 훈련'의 연속이구나 생각해봅니다.


아이들이 그 과정을 풀어나가고 해결해가기를 기다려주고

그 갈등하며 아픈 마음도 이겨낼수있다고 지금은 친구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지 않아 답답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해할수있다고 그때까지 기다려주는것

그것이 정말 필요하고 나는 여전히 계속 훈련하고 있구나 생각해봅니다.


와~ 그 과정에 저도 참 마음이 어렵습니다^^


정말로 화가 나는게 아니고. 

너희들은 얼마나 답답하니. 너희들도 잘하고 싶지? 

너희 아직 이해가 다 되지 않는데 먼가 마음대로 안풀리니 속상하지?

내가 다 알려주고 싶다. 이렇게 놀아라 저렇게 놀아라. 라고 딱딱 정해주면 

너희들도 편할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그게 너희들을 정말 위하는 길이 아니기에

선생님 마음을 붙잡는단다.



온전히 너희들 편이되어 모든것을 다 받아만 주고 싶지만

저는 아이들을 교.육.해야하지에. 애 닳음 마음 붙잡습니다.


그렇게 조금만 한박자 그리고 한발짝 물러나서 바라보면

아이들은 보여줍니다.


아이들과 저는 

쿵.하면 짝.하고

마음이 가.면 오.고

오.면 .가고...  그렇게 함께합니다.




# 버츄프로젝트의 시작


버츄프로젝트의 시작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너희들 안에 보물이 있어'라고 하나하나 읽어줍니다. 선생님 눈에는 다 보여. 다 보여서 너무너무 반짝거려서 눈이 부셔.


벽에 붙여 놓은 미덕 보석을 

매일 아침 하나씩 보석통장에 쓰며, 내 안에 있는 보석들이 무엇인지 함께 찾아보는 그 여정이 이제 시작합니다.


각각의 용어가 중요한게 아니기에 먼저는 아이들이 매일 아침 보석통장에 따라 쓰면서 그것에 관심과 호기심을 갖는게 중요합니다.


제가 가르쳐주고 싶은것은 52가지의 덕목의 용어가 아니라

52가지보다 더 셀수없을 만큼 보석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아이들이 느끼고 스스로를 인식하는것이기 때문입니다.


당분간 아이들이 보석이야기를 하면

딱 한마디만 해주세요


'맞아, 너희는 보석덩어리들이야'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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