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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쌤 Mar 24. 2023

선생님! 저 속상해요.

오늘은 오후 수업이라서 평소보다 20분정도 늦게 출근하였다.

아이들이 몇몇 왔고 교실안이 벌써 시끌시끌하다.


아침에 출근하여 아이들에게 최상의 긍정 에너지를 쏟아부어주기위해

나만의 텐션으로 교실문을 열고 들어가 


"얘들아  안녕~~~ 얘들아 사랑해~~~~~"

화아알짝 그리고 엄청큰 목소리로 인사 나누며 

한명씩 눈마주친다.


00아 안녕 사랑해~

00아 안녕 사랑해~

00아 안녕 사랑해~


'자극과 반응' 처럼 즉각적으로 화답해준다


이 장면이 얼마나 사랑 자체이며 긍정에너지 자체인 아침 장면인가^^



어? 그런데 2명이 반응이 없다. 

어라? 뭐지? 


다시한번 이름을 부른다


"ㅅㅁ아 안녕 사랑해~"

"ㅈㅇ아 안녕 사랑해~"


어? 또 반응이 없다.


우리반에서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ㅅㅁ이가 만응이 없으니 이건 사건이다.


"ㅅㅇ아 왜 그래 무슨일있어?"

"선생님, 저 속상해요."

후다다다닥 바로 곁으로 달려간다.


"왜왜!! 왜왜!! 무슨일이야!!! 무슨일인거야!!!!!"


온 마음을 다해서 ㅅㅁ이와 ㅈㅇ이의 마음이 되어주기위해 세팅한다


그리고 ㅅㅁ이와 ㅈㅇ이의 말 한마디.


ㅅㅁ"엄마가 아침에 주먹밥에 소금을 넣었어요." (시무룩)

ㅈㅇ"엄마가 코를 아프게 풀었어요" (훌쩍)


마음으로는 사랑스러워서 웃음이 활짝피지만 참아야만한다.


다시한번 온마음을 다해 ㅅㅁ이와 ㅈㅇ이의 마음이 되어본다


안고 토닥토닥. 


"아이구 엄마가 왜그랬을까. ㅅㅁ이는 소금 넣는걸 안좋아하는구나" 

"아이고 코 세게 잡으면 진짜 아픈데.. 정말 아팟겠다"


안고 토닥토닥.


"선생님이 안아줄까?"


끄덕끄덕  끄덕끄덕..




아이고 


이렇게 아이들 이야기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남겨두지 않을수가 없는데

현장의 시간은 너무나 한정적이구나 


아깝다 아까워


오후 수업에 들어가서 시간이 여유가 생겨서 

보관해 둔다.


나의 빛나는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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