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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쌤 May 17. 2023

2023.05.17.

요즘 우리반 놀이는 크게  (+ 2.5달간 유치원운영의 공유)

# 톡톡블럭 # 복도놀이 # 파이보츠 이다

각각의 놀이에는 아주큰 의미가 있다. 하나씩 정리해가면 아이들의 놀이변화의 의미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 톡톡블럭


아이들은 톡톡블럭을 가지고 다양한 캐릭터를 만든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크게 2가지 놀이형태로 흐른다.

1) 가게놀이 2) 상상놀이


1) 가게놀이

가) 가게놀이는 사실 '거래'라고 아이들은 표현한다. 이게 무엇일까? 이 '거래'라는 단어가 너무 아름답지 않아보여서 (그것이 비단 교사의 귀에 거슬리는것이라는것을 인지하더라도) 아이들이 '거래'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는게 맞을까? 라는 오래된 고민. '거래'보다는 '교환'이라는 용어로 바꾸어 보려고 시도하였지만 아이들을 온전히 이해시킬수 없었기에 아이들의 언어를 바꿀순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차! 하는 깨달음.  아이들이 즐겨 만드는 캐릭터인 포켓몬스터와 마인크래프트를 공부^^ 하며 알았다. 마인크래프트에 징징이 아저씨 를 누르면 '거래' 버튼이 뜨면서 물건을 교환한다는것을.. 두둥. 그 순간 오랫동안 그 용어를 가르치려던 내 모습이 스쳐지나가며 너를 이해하지 못하고 가르치려했던 내 모습에 아차! 이거였어!!라는 반성이 휘몰아쳐왔다. 당장 가서 00이한테 이 상황을 설명하고 니가 이래서 그 말을 썻던거니 라고 대화를 해야겠구나 생각도해보며 더 중요한것은 아이들의 어떠한 말과 행동에도 이유가 없는것이 없다는 대 전제를 스스로 이렇게 민감하게 캐치하지 못한 부분을 발견하는 순간이였다.  더불어 요즘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마인크래프트와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공부하는 내 모습을 보며 이런걸 공부하며 너희들을 이해하기위해 노력해야하는 내 직업이 정말흥미롭고 행복하구나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나) 이렇게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임시 매장을 만들어 거래를 한다. 마인크래프트를 이해하고보니 아이들이 이 교실안이 마인크래프트의 맵과 같이 이해하고 3차원 공간을 돌아다니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이들의 시각이 그려졌다. 

가)와 나)를 통해 아이들이 이 놀이이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발견할수있었으며 그렇게 놀이속에 들어가보니 세상은 흥미로운 환경으로 변화하였다. 시각의 변화의 과정이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또한 의식적으로 엄청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교사(성인)의 시각으론 아이들을 이해하기 어려우며 이는 다시 힘(권력)의 발휘로 이어질수 밖에 없다는것. 

다) 그러한 의미에서 최근 2주정도 우리반 아이들이 힘이들다. 이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내가 내 시각에서 바라보는 무언가가 풀리지 않아 교실이 '불일치'상태일거라는 점을 알아차리며 이 기록을 통해 '통찰'한다.


2) 상상놀이

가) 톡톡블럭은 놀이의 주인공이 된다. 예를들면 오늘 dj이와 jh이가 자석블럭으로 무엇인가 만들고 그 위해 톡톡블럭으로 만든 놀잇감을 올려놓는다. 많고 많은 자석블럭두고 파랑색 자석블럭만 필요하다하니 옆에있는 sm아와 갈등이 생길수밖에 없는상황. 순간적으로는 분명히 자석블럭에 많은데 왜 구지 sm이것을 가지고 가려고하니?라고 말할뻔 한 순간에 아니다. 이건 무언인가 있다 하고 놀이를 바라보니.. 두둥. 아이들이 만든 톡톡블럭은 '거북이' '물고기' '고래' 였다. 아하! 바다구나. 그래서 파랑색 자석블럭만 필요했던거구나.   sm이는 미로 길을 만들고 있었기에 정중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놀이를 이해받은 두 아이는 바다를 만족스럽게 완성하고 더 많은 바다 생물을 만들기위해 달려간다. 이 놀이는 더 많은 아이들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더 다양한 바다생물들이 만들어지고 바다생물은 다양한 구성물들로 이어진다. 

나) 톡톡블럭의 다양한 캐릭터의 집을 만들고 캐릭터가 주인공이되어 교실 전체를 무대삼아 놀이는 진행된다. 아이들의 놀이의 배경은 인과관계와 전후맥락의 개연성은 중요하지 않다. 즉흥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하게 흐른다. 


# 복도놀이


요즘 복도놀이를 변화하고 있다. 최근 복도놀이에서 자동차와 빅블럭보다는 아무런 도구없이 협력적 놀이가 이루어진다. 

1) 의도된 교구의 제거

처음에는 자동차 빅블럭을 적극 제공하였다. 학기초에 아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열고 마음을 풀어내는데는 복도에서의 신나는 자동차 놀이와 함께하는 빅블럭 놀이속 환상놀이는 서로를 연결하고 발산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어느 시점이 지나면 아이들의 놀이는 정체되고 안정감을 느낀 아이들은 다양한 놀이로 전환하는 반면 몇명의 아이들은 단순한 놀이만을 반복할 뿐이다. 이럴때 전환를 위해 빅블럭과 자동차돌이를 제거한 뛰기라는 이름으로 복도에 내보내고 나니 신나는 새로운 놀이가 만들어지고 있다. 상황극이 되기도하고 운동회가 되기도하고 체력훈련이 되기도하다. 늘 언제가 어떠한 의도적 의사결정을 할땐 아이들의 반응을 면밀하게 살피게 된다. 나의 결정이 힘과 권력이 되지 않기 위해.

2) 자연스러운 사회적 놀이

관계형성 놀이를 구조화된것을 제공하기보다 아이들 안에서 관계형성 놀이가 만들어지기를 유도한다. 복도에서는 그러한 놀이가 가능하다. 내부적으로 만들어지는 사회적 놀이 안에서 여러명의 아이들이 서로를 보고 배우는 중이다. 추임새를 넣듯 서로가 조금은 다르지만 서로가 이해하는것이 달라 때로는 놀이가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하긴 하지만 그 안에서 서로다른 우리가 함께 행복하기 위한 우리반 만의 관계가 만들어지리라 생각한다.


# 파이보츠

1) 접근의 속도와 방법의 차이

아이들마다 새로움을 마주하는 방식이 매우 다르다. 그리고 그외의 모습도 발견되어 유의미하다. 특히 도전하고 시도하고 실험하려는 모습은 평소 다른 과정에서 발견하기 힘든 모습이라서 그것이 유의미하다. 게임같은 장면에서 이기고 싶어하는 경쟁이 아니라 해결하고 싶은 욕심 욕구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것을 계속 시도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같은 속도로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여전히 전혀 관심이 없는 친구들도 있다. 조급해 하지 말자. 

2) 교재는 out (살아있는 지식)

늘 항상 그러하다. 교사는 구조화된 무언가를 제시하고 차근히 차근차근 따라오게 하고 싶다. 사실 그러하다. 이걸 따라왔을때 저 정확한 방법을 알수있다는것. 그러나 그것은 넣어준 지식이다. 늘 강조하지만 나 역시 넣어준 지식은 휘발성이라는것을 잘안다. 그러기에 아이들 스스로 그 원리를 발.견.하고 그 것의 즐거움을 느끼는것이 가장 중요하다. 코딩 즉, 순서대로 조합하여 내가 원하는대로의 움직임을 만들어 프로그램화 하는 그작업을 아이들이 발견하는것이 중요하다. 몇명의 아이들이 시도하니 또 몇명의 아이들이 관심을 보인다. 나는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을 억누른다. 그리고 아이들이 답답함을 느끼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기다린다. jw이가 블럭을 밀어서 넘기고 싶은게 그게 되지 않으니 답답해한다. 슬쩍 들어가 로봇의 속도를 변화시킬수 있는 법을 알려준다. 아하! 그러면서 방향 그리고 속도를 조합하기 시작한다. 오늘은 아이들이 속도를 경험하였다.

아이들이 미로를 만든다. 그리고 순서도를 하나씩 조립해가며 로봇의 움직임을 컨트롤한다. 책상 밑으로 통로를 지나간단다. 속도를 달리하여 달리기를 한다. 몇몇 친구들은 어떻게하면 속도가 빨라지는지 유심히 바라본다. 어떤 친구는 적극적으로 물어보기도한다. '또래교수' 아이들에게 그 역할을 넘긴다.    


# 2.5달간의 유치원 운영 보고(공유)

학기초 서로에 대한 마음을 열고 안정감을 느끼고 나면 그 다음 단계의 작전으로 돌입한다. 올해 아이들은 또 매우 다르다. 혼합연령이라서 3년이 하나의 싸이클로 돌아갈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교실은 다르다. 재원생 절반 신입생 절반. 절반의 재원생을 안고 시작하더라고 그러하다. 

올해 우리반은 또 매우 다른다. 아이들 마다마다 필요한 요구도가 달라서 올해만의 교육과정을 재구성해야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재구성은 이렇게 바로 되는것이 아니다. 아주 충~~~~~~~분이 아이들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학부모님들과의 아주 면밀한 대화후에 이루어질수 있는것이다. 아마 그 다음 단계이 수준의 학급운영의 시점이라서 요즘 우리 교실이 다소 어수선한가보다. 계산에 많이 비유하는것 같다. 그 다음 계단을 올라가는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도 나도 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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