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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힐러 소을 Nov 05. 2018

민감한 당신, 타인과 나의 경계를 긋기가 힘든가요?

민감하지 않은 세상에서 민감인으로 살아가기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기다려지고 즐겁기보다 어렵고 긴장되고, 때로는 피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인간관계가 부담스럽고 더이상 그 안에서 위안과 친밀함을 느끼지 못할 때, 이 관계가 언제부터 어려운 과제가 되어버렸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민감한 당신이라면 가족안에서, 친구들 무리에서, 직장은 물론 애인과의 관계에서도 내 중심을 잃어 버리는 일이 생기곤 하는데요.


친구들 일에 내 시간을 다 할애하고 정작 내 볼일은 나중으로 미루거나, 상대의 의견에 반대하면서도 갈등을 피하려고 그냥 맞춰주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슬슬 남들이 이런 나를 당연시 여기고 내 친절에 더이상 고마워하지 않는 상황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형성된 관계 안에서 시간이 갈 수록 나는 왠지모를 피해의식을 갖게 되지요. 상대방에게 끌려다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그동안 쌓인 정 때문에 관계를 끊지도 못할거에요. 민감한 사람은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많이 걱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부당한 일을 겪거나 내게 함부로 하는 사람이 있어도 그에 맞서거나 상대와 똑같은 태도로 남을 하대하지 못합니다. 


이는 모두 민감한 사람이 타인과의 경계를 잘 세우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럼 민감한 우리가 자기를 지키고 타인과 경계를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우선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항상 남들에게 맞춰주는 자신의 모습부터 자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둥글게 둥글게 사는 것도 좋지만 그러면서 내 존재가 희미해 지고 내 삶이 남들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면, 이제라도 내 삶의 주인공은 나라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해야만 합니다. 


민감한 당신이라면 거절하는 것이 두려울 겁니다. 내가 거절했을 때 상대가 화를 내거나 나에 대한 험담을 하고 다닐 게 두려워 남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끙끙댔다면 이젠 거절하는 연습부터 해보는게 어떨까요. 거절하는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거나 상대를 납득시킬 필요도 없습니다. 내가 힘들고 내키지 않는 일을 거절하는데 왜 남의 허락이 필요한가요? 상대가 화를 낸다면 그건 그 사람의 감정일 뿐, 내 거절에 대한 상대의 리액션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거절하고 싶은 내 마음과 내 입장 표명입니다.   


찝찝한 마음을 가진채로 원치않는 일을 억지로 한다면 내가 즐거울 수도, 일이 잘 될리도 없지 않을까요. 거절할 땐 돌려 말하지 말고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얼굴을 보고 말로 하던, 이메일이나 문자로 하던,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면 됩니다. 그리고 민감한 나의 성향을 나약함이라 여겨 함부로 대하거나 민감성을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원치도 않는 훈계를 늘어 놓는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도록 하세요. 그들은 민감성을 이해하지 못하니까요. 그들에게 맞춰줄 것이 아니라 나도 이젠 민감한 내 모습 그대로, 내가 편한대로 한번 살아봐야겠다고 마음먹으면, 내 삶에 들여 놓아서 독이 될 사람과의 관계에 더이상 진을 빼고 싶지 않을 거에요.  


민감한 당신이 삶의 주체가 되려면 거절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당신이 부탁을 거절했을 때 화를 내고 연락을 끊는 사람들도 있을 거에요. 경계를 만들고 나를 찾아가는 동안 주변에서 사라진 이들이 있다면 그들은 아마 그동안 당신의 도움을 참 많이도 받은 사람일 겁니다. 그 당연했던 도움의 손길이 없어진 것에 대한 분노일까요? 뭐가 그리도 화가난 건지 알 수 없지만 그렇게 사라진 것 또한 그들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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