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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너지힐러 소을 Nov 06. 2018

사랑에 가까이 다가가기, 러브 튜너

사랑이라는 감정에 주파수가 있다면 

오늘도 콩나물시루 같이 빽빽한 버스 안에서 사람들의 체취와 차에서 나는 기름 냄새를 견디며 약속장소로 향했다. 하필이면 출근 시간과 맞물려 외출하는 바람에 이동하는 내내 사람들의 피곤과 짜증을 생생히 느끼고 관찰하게 되었다. 이렇게 사람들에 둘러싸여 사방이 막힌 채 한참을 가다보니 내 목에 걸려 있는 러브 튜너(love tuner)로 자꾸만 손길이 간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당장이라도 꺼내서 불고 싶은 심정이다. 


러브 튜너를 알게 된 건 우연히 미국의 토크쇼를 보게 되면서였다. 당시 나는 디팍 초프라의 책을 읽으면서 심신의학과 힐링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마침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에 그가 출연한 것이다. 디팍 초프라는 러브 튜너라는 작은 악기를 소개했다. 러브 튜너는 목걸이처럼 걸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아주 작은 악기인데 플룻과 비슷한 음색을 가졌다. 단일 음계로 한가지의 단순한 음을 내며 부는 방법도 간단하지만 우리의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처음 러브 튜너를 봤을 땐 꼭 호루라기 같기도 하고 펜던트처럼 생겨서 그저 장식용으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악기가 가져다 주는 만족감은 내가 다루어본 그 어떤 악기보다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숨을 들이마신 후 러브 튜너를 입에 대고 천천히 숨을 내쉰다. 러브 튜너가 내는 소리는 우리가 사랑의 감정을 느낄 때 측정되는 주파수인 528헤르츠와 동일하다. 에너지 힐링과 대체요법에서는 우주의 모든 것이 고유의 주파수를 갖고 있다고 본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도 예외가 아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528헤르츠의 주파수를 갖고 있다. 치유와 명상에 528헤르츠 주파수의 음악이 사용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나는 생각이 많아 정신이 산란하거나 호흡이 부자연스러울 때 러브 튜너를 불곤 한다. 러브 튜너를 불고 나면 복잡한 머리속이 깨끗해지고 현재에 더 잘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악기를 불기 위해 호흡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자연스레 폐활량이 늘었다. 생각에 빠져들거나 신경쓰이는 일이 있을 때면 호흡이 불규칙해져서 숨이 가쁘곤 했는데 러브 튜너를 불면 들숨과 날숨을 규칙적으로 할 수 있어 좋다. 호흡명상을 대신해도 좋을 만큼 간편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랑의 주파수에 내 마음이 맞춰지면서 나를 둘러싼 환경과 상황을 더 따스한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상과 조화를 이루며 부정적인 감정이 아닌 긍정과 사랑의 감정을 갖고 하루를 살고자 하는 마음이 커지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마음에 사랑이 가득하니 전보다 더 너그러워졌다. 특히나 남에겐 관대하지만 나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드리웠던 나이기에 작은 것부터 마음 편히 놓아보고자 노력했다. 남을 걱정해주고 도와주는 습성이 변하진 않지만 남에게 관심과 에너지를 할애하는 만큼 나 자신에게도 애정과 관대함을 보이려는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 스스로를 책망하며 완벽주의에 빠질 때면 나는 러브 튜너를 찾는다. 러브 튜너의 소리에 내 마음이 사르르 녹아 말랑말랑해 지면 자책하는 마음도, 나를 향한 분노도 쉽게 걷어 낼 수 있다.


미국에 갔을 때 야외에서 하는 요가 수업을 본 적이 있다. 바다가 보이는 넓은 잔디밭에서 진행된 요가 수업은 정말 평화롭고 자유로웠다. 맨발로 땅을 느끼고 온몸에 와 닿는 햇볕과 바다의 에너지를 느끼면서 하는 요가 수업에는 다함께 러브 튜너를 부는 시간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건강한 자연환경 속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요가와 명상을 할 수 있는 날이 내게도 왔으면 좋겠다. 러브 튜너 소리를 시끄러운 잡음이라고 생각하기 보다 처음 보는 작은 악기가 내는 소리를 흥미롭게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직 국내에 알려지지 않아 해외에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국내 요가 센터나 명상음악가들이 관심을 갖고 대중화에 앞장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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