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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gie 앤지 Nov 01. 2020

마케터가 취향을 수집하는 방법

언제 어디서나, 도토리 모으듯 야금야금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아이디어의 원천이 뭔가요?


마케터로서 다른 기획자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받게 되는 질문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경험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은 마케터의 기본 소양이다. 이 글에서는 나의 취향, 즉 나의 것을 만드는 자양분을 손쉽게 수집하는 법에 대해 간략하게 적어보았다.






음악 수집은 주로 밖에서

나의 플레이리스트는 마치 김피탕(김치피자탕수육) 같다. 상단에는 최신 유행하는 탑 100 곡들이 들어있고 그다음에는 좋아하는 뮤지컬 넘버들이, 하단에는 미스터 트롯 경연곡 메들리 그리고 중간중간 뜬금없이 쇼팽 연주곡이나 감성 발라드가 들어가 있다. 이렇게 다양한 음악을 듣다 보니 어디선가 좋은 음악이 귀에 들리면 무조건 알아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듣게 된 노래라든가, 패션 매장에서 들리는 노래, 회사 휴게 공간에 깔리는 배경음악 등 여러 가지를 수집한다. 보통은 멜론이나 네이버의 음악 찾기 기능을 사용하고, 소음이 큰 곳에서는 가사를 적어두고 나중에 검색하는 방법으로 노래를 찾는다. 더 다양한 음악이 고플 때는 유튜브 플레이 리스트나 멜론 DJ의 리스트를 랜덤으로 넣어둔다. 좋은 노래는 하트를 찍어두고 흘려보내는 일이 없도록 한다.



내 SNS에 저장

인스타그램 저장함은 그야말로 잡다한 취향의 보관함이다. 업무 성격상도 그렇고 개인 취미로도 인스타그램을 매일 1시간 이상 사용하는데, 그곳에서 보는 다양한 것들을 저장함에 스크랩해둔다. 업무를 할 때는 멋진 메이크업 레퍼런스, 마음에 와 닿은 고객 후기, 눈에 띄는 인플루언서 등의 콘텐츠를 주로 저장한다. 개인적으로는 가고 싶은 음식점이나 전시회, 읽고 싶은 책, 사고 싶은 옷이나 가방, 좋아하는 배우의 사진 등을 저장한다. 최근에는 유머 계정에서 올라오는 콘텐츠 중 다시 보고 웃고 싶은 것들도 저장해 두고 있다.

유튜브의 '나중에 볼 동영상' 기능도 자주 사용한다. 주로 덕질하는 게 많아 시간이 부족할 때 봐야 할 것들을 차근차근 모아둔다. 야구팀 공식 채널에 올라오는 클립이나 뮤지컬 관련 영상, 가끔은 홈트 영상 중 따라 해보고 싶은 것들도 넣어둔다. 잠깐 까먹더라도 다음에 앱을 켰을 때 유튜브가 알아서 첫 화면에 리마인더를 주니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지.

이외에도 가끔 트위터의 북마크 기능을 활용하긴 하지만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만큼 북마크함을 자주 들어가 보지는 않는 것 같다. 불편한 UI 때문인지 아니면 호흡이 짧은 트위터 자체의 특성 때문인지. 오히려 내 트윗을 저장해두는 용도로 사용하는 게 더 유용한 듯.



스크린샷 폴더는 주기적으로 정리

SNS보다 더 두서없이 모든 것을 쌓아두는 곳이 바로 스크린샷 폴더다. 보다가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우선 캡처해두고 나중에 하나하나 천천히 훑어보며 폴더를 정리한다. 지금 이 순간 폴더를 열어보니 홍보용 제품 시딩 후 올라오는 후기를 모니터링한 캡처가 가장 많다. 이외에도 라이브 방송이나 트렌드 순위 등 휘발될 여지가 있는 콘텐츠를 기록용으로 캡처해둔다. 웹 서핑을 하다가 본 인상적인 광고나 카피도 가끔 저장한다. 보고용으로 캡처한 것들은 양이 꽤 많아서, 되도록 회사 컴퓨터에 백업하고 폴더에서는 지우는 편이다. 이외에도 웹 드라마나 뮤지컬 시상식 무대를 보면서 사심으로 캡처한 것들도 있는데, 이건 아이폰의 다른 폴더에 살짝궁 모아둔다. (하트)




몇 년 전 리브랜딩 작업을 하면서 전사 워크숍을 한 적이 있다. '성공적인 리브랜딩을 위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액션이 뭘까요' 하는 질문에 나는 '취향을 갖는 것이요'라고 대답했었다. 취향이란 한 순간에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것을 접하고 경험했을 때 비로소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누군가의 취향이 되는 것이 목표인 브랜딩, 마케팅을 업으로 하고 있다면 더더욱 취향의 수집을 체화해야 한다. 방법에 정답은 없지만, 작은 습관을 통해 더 많은 취향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angiethinks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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