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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gie 앤지 Aug 30. 2020

과몰입이 아닙니다. 고몰입입니다.

몰입할 줄 아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재미

얼마 전 간단한 인터뷰를 하나 했다. 주로 우리 팀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의 특별한 점을 깨달았다. 매일매일 일하면서도 생각해본 적 없는 것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우리의 좋은 습관들. 과몰입이 아닌, 우리만의 '고몰입' 규칙에 대해 적어본다.



회의는 짧고 굵게 자주

무거운 회의보다 캐주얼한 회의를 많이 한다. 할 말이 생기면 각자의 자리에서 불쑥 일어나기도 하고, 모니터 옆으로 고개를 쭉 빼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팀의 미니 테이블도 거의 매일 활용한다. 그만큼 짧게,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다. 이는 일종의 중간 점검이기도 하다. IMC가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자신의 업무를 조용히 혼자만 알고 있으면 안 된다. 일정 및 디테일, 변동사항을 자주 확인할수록 플랜을 빠뜨리는 것 없이 더 촘촘하게 실행할 수 있다.


그냥 막 말하는 거야

"나 그냥 막 말하는 거야" "일단 아무 말이나 해볼게"는 우리 팀 워크숍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다. 보통 이 대목부터 아이디어가 시작된다. 제가 뫄뫄 콘서트를 갔는데요. 제가 어제 먹방을 봤는데요. 제가 어제 친구한테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갈수록 더 좋은 전략이 나온다. 물론 이 사람들은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나를 존중해줄 것이라는 믿음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침의 동료가 저녁의 저격수로

누구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것처럼 누구나 그 의견을 저격할 수 있다. 팀 사람들 모두가 대체로 유한 편이지만 이 단계에서만큼은 결코 유하지 않다. 세상 요목조목 장단점을 분석하고, 리스크를 찾아내고, 선후배 모두 솔직하게 '그건 좀 아닌 거 같아요'라고 말한다. 내 주장을 관철하려면 팀원들부터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전략을 짤 때 이 벽을 넘기가 참 힘들다. 물론 당연히 다른 어려움이  많지만 하지만 마케팅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 팀 사람들 조차 설득하지 못하면 안 되겠죠?


일이 끝나면, 쿨 바이

탄력 근무제가 도입되고 출근 시간이 각양각색이 되었다. 우리 팀은 8시 반, 9시, 9시 반, 10시 등 코어타임 안에서 모두 자유롭게 출근한다. 퇴근도 출근과 마찬가지로 각자의 시간에 맞춰 쿨 바이(cool-bye)하는 게 원칙. 그리고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니면 쉬는 날 팀 채팅창은 OFF가 기본이다. 과도한 제약을 두지 않고 자율성을 높이는 게 효율의 핵심. 개인의 시간을 존중받고 있으니 일하는 시간에 더 몰입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같은 사람들과 7년째 일할 수 있는 건 결국 이런 이유들 때문이 아닐까. 그동안 몰랐던 우리의 암묵적인 규칙, 그리고 소중한 배려들. 이런 것들이 습관이 되면 결국 고몰입 조직이 될 수 있다. 서로를 불편하게 만들고 눈치 보게 하는 과몰입이 아니라, 진짜 집중하고 생산적으로 일하는 고몰입말이다.



@angiethinks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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