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혈육이 아미라 보게 됐는데요
아미 동생 덕에 종종 BTS의 콘텐츠를 같이 보곤 하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로 BTS의 온라인 콘서트 BTS MAP OF THE SOUL ON:E을 함께 시청하게 되었다. 온라인 공연이 두 번째인 방탄소년단과 빅히트는 이전보다 더 많은 것을 보완한 게 보였다. 마케터의 시선이라고 적긴 했지만, 그보다는 케이팝에 진심이자 아이돌 덕후인 사람으로서 느낀 후기를 간단히 적어본다.
가격 및 구성
- 1회당 팬클럽 전용 4K 멀티뷰 티켓은 59,500원, 일반 HD 멀티뷰 티켓은 49,500원이었다. 온라인 전시회가 추가된 옵션이나 개별 옵션도 판매했다. 오프라인 콘서트가 보통 11만 원선이니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사실 BTS 콘서트 티켓은 돈이 있어도 못 구한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멀티캠까지 볼 수 있으니 꽤 괜찮은 구성. 다시 보기는 다음 날 한 번 더 스트리밍 해주는 형태로 진행됐다.
- 구매 및 시청 모두 위버스 ID가 있어야 했다. 네이버 등에 기대지 않고 자체 개발 플랫폼인 위버스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포인트.
홈서트(Home-sert) 문화의 선두주자
- 공연이 시작하면 극장 에티켓 영상 같은 VCR이 나오는데, Tiny-TAN (방탄을 모델로 한 3D 캐릭터)이 출연한다. 음식물 반입이 가능하다거나, 스트리밍은 동시에 2개의 기기까지 가능하다는 안내, 보는 동안 자세를 편안히 해도 좋다는 등의 홈서트에 최적화된 멘트가 주로 나온다.
- 지난 방방콘 더 라이브에서는 콘서트 중간에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관객의 스트레칭을 유도하는 VCR이 나왔었다. 집에서 같은 자세로 장시간 콘서트를 시청할 관객들을 고려한 서비스 영상이었다. 앞으로 온라인 공연이 더 많아질수록 이런 홈서트 VCR도 더 다양하게 촬영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온라인 공연이니까 할 수 있었던 것들: 화려한 무대 연출
-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연출이었다. RM의 솔로곡 'Intro : Persona' 무대에 등장한 커다란 RM 아바타(?)도 그렇고, 'We are Bulletproof : the Eternal' 무대에서 팬들의 영상이 떠다니는 무대 연출도 좋았다. 'DNA' 등 메들리 무대에서는 VR의 끝을 보여줬다. CG와 일반 무대 영상이 교차되면서 노래의 다이내믹한 느낌을 더 잘 살렸다. '쩔어'가 시작되자 나타난 엘리베이터 그래픽 그리고 갑자기 사막으로 이동한 BTS. 그 뒤로 용암, 빙하가 나오기도 하는 등 제한된 공간 속에서 세계의 여러 사이트를 오고 가는 구성이 재미있었다. 구현 수준은 화면으로 봤을 때도 뭐가 현실이고 가상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
- 뷔의 솔로곡 'Inner Child' 무대에서는 팬들과 함께 부르는 떼창 모먼트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팬들의 코러스가 이어지면서 무대에서 폭죽이 터지는 순간, 같은 공간에 있지 않은데도 느껴지는 짜릿함이 있었다. 아미가 아니지만 함께 울컥했던 순간이랄까?
- 이외에 레이저 조명을 활용한 연출도 기억에 남는다. 슈가, RM, 제이홉의 곡 '욱' 무대에서는 초록색 레이저로 복싱 링을 표현했다. 총소리에 맞춰 핀 조명이 두두두 떨어지는 것도 재미있었다. 정국의 솔로곡 '시차' 무대에서도 레이저로 시계가 등장했다. 컬러가 다른 댄서들의 레이저 시계와 정국의 레이저 시계가 겹쳐지고 또 새로운 시계가 등장하는 등 시각적으로 즐거웠던 연출이 많았다.
온라인 공연이니까 개선해야만 했던 것들: 안정적인 스트리밍
- 멀티 뷰가 조금 끊김이 있었지만 이번엔 방방콘보다 스트리밍의 딜레이가 많이 개선된 모습이었다. (참고로 빅히트는 미국의 스트리밍 회사인 키스위와 협업을 하고 있다) 사실 팬들과 함께 소통하는 무대를 하는데 오고 가는 말에 딜레이가 심했다면 이렇게까지 감동적이지 않았을 거다. 게다가 BTS는 세계 각국에 팬이 있으니 실시간 소통을 하게끔 만드는 것도 많은 기술이 필요했을텐데, 무대 뒤에 나오는 팬들의 화면이 어느 하나 까만 화면, 오류 화면으로 안 변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뭐라도 끊길 까 봐 혼자 심장 떨렸음 RM이 말한 것처럼 'Could be connected, with no latency' 할 수 있다는 걸 잘 증명한 셈이니까.
멤버들이 소감을 말하면서 '기술의 발전에 감사하다', '도와준 많은 스태프들과 방법을 찾아준 방시혁 의장에게 고맙다'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 정도의 공연을 올릴 수 있었던 건 기술과 자본 그리고 BTS 팬덤 아미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코로나가 터지고 수많은 공연들이 취소, 연기되었지만 사실 그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런 온라인 공연을 열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으니까 말이다.
BTS의 이번 온라인 콘서트는 다방면의 노력을 통해 온라인 공연이 채우지 못하는 '현장감'도 어느 정도는 채울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공연 내내 적당한 볼륨으로 팬들이 '함께' 있는 느낌을 주었고, 보는 이에게도 그것을 충분히 전달해주었으며 이는 아티스트가 공연을 하는데도 큰 힘이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한 번쯤 꼭 보고 싶었지만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BTS의 콘서트를 집안에서 즐길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앞으로 BTS의 멋진 시작을 모델로 더 많은 온라인 공연이 성공적으로 올려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