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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gie 앤지 Dec 04. 2020

브런치 유입수가 100배 올랐어요

작가로 산 지 100일,  내 글이 검색에 걸리고 나니 글쎄


브런치를 시작한 지 백 여일이 지났다. 지난달까지는 브런치 북 공모전을 위해 열심히 달렸고 한 달쯤 휴식기를 가졌다. 그러는 사이 갑자기 브런치 조회수가 크게 뛰는 일이 있었다. 책을 낸 저자도 아니고, 유명 인플루언서도 아닌 내 브런치가? 왜?


갑자기요?


그 비법은 바로

조회수를 견인한 글은 <트렌드 코리아 2021> 키워드 요약 및 코멘트 였다. 개인적인 공부를 위해 정리한 글이지만 사실 이 글의 목적은 '유입'이기도 했다. 트렌드 코리아는 마케터라면 1년에 한 번은 꼭 읽어보는 책이다. 그 외 직무라도 전략이나 계획 수립을 위해 기본적으로 참고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숙제처럼 책의 내용을 파악했다. 책 출간일이 10월 13일이었고 위 글은 10월 20일에 게재했으니 일주일 만에 독후감을 제출한 셈이다.


현재 구글에서 [2021 트렌드 코리아 요약], [2021 트렌드 키워드]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저 글이 최상단 혹은 첫 페이지에 뜬다. 이 글을 통해 지금까지 약 3천6백의 유입이 있었다. 결국 네이버 블로그 혹은 티스토리스러운(?) 제목과 내용이 브런치에서도 역시, 검색 유입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내년 10월이 오기 전까지 저 글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겠지?



쓰고 싶은 글 vs 써야 하는 글

사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웠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뭐부터 해야 할까, 이걸 정말 사람들이 읽어줄까, 아니면 사람들이 읽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게 맞을까 등등의 고민들. 생각 끝에 나는 1) 내가 쓰고 싶은 글2) 쓰면 나와 모두에게 도움이 될만한 글을 투 트랙으로 쓰기로 했다. 어쨌든 유입이 있어야 내가 자유롭게 쓴 글을 마주하는 사람이 그만큼 더 늘어날 수 있으니까.


그 가설이 틀리지는 않았나 보다. <트렌드 코리아> 요약으로 유입이 늘어나자 다른 글의 조회수도 함께 뛰었다. 소소하지만 브런치 구독자도 늘어났고, 브런치 북 인사이트 리포트에도 조금씩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내 브런치 북을 읽은 독자분들의 관심사가 '브랜딩', '마케터', '스타트업'으로 도드라지는 걸 보면 유의미한 성과다.



아직도 어려운 건

브런치 카카오 채널을 팔로우하면 매주 2회 푸시 메시지가 온다. 메시지에 소개되는 글은 대부분 도입이 강렬한 에세이 형태의 글이다. 직접 겪은 일이나 만난 사람과 그 관계에 대한 글이 많다. 그래서, 작가로서 공감을 얻는 글을 쓰기 위해 어느 정도로 나를 공개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다. 아무도 기준을 정해주지 않으니 더 어렵다. 사적인 이야기일수록 독자들은 더 많이 공감하겠지만, 아직은 깊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쑥스럽고 또 쉽지 않다. 작가의 서랍 메뉴 안에는 아주 개인적인 얘기들만 미완성 원고로 계속 남아있다.


어쨌든, 100일 동안 나는 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생각대로 글이 써지지 않을 때도 많았고, 꽤 잘 쓴 것처럼 뿌듯할 때도 (드물게) 있었다. 100일의 가장 큰 수확은 내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는 것이다. 새로 만난 사람들에게 한 번쯤은 꼭 말했던 인생 에피소드, 하루하루를 살아내며 생겨나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 매 순간 느끼고 접하는 것 모두가 결국 소중한 나의 자산으로 쌓이고 있었다는 걸. 글을 쓰며 비로소 깨달았다.


그리고 가장 뿌듯한 점은 내가 그 모든 걸 그저 귀찮아 흘려보내는 삶을 끝냈다는 것. 퇴근 후 일과 나를 분리하는 습관을 길렀다는 것. 나는 이제 1000일 뒤의 내 글을 기대한다.



@angiethinks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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