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하지만 다정하기 위해 노력할게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긴 아빠는
손과 발조차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온몸이 흐물흐물해졌어.
혼자 밥도 먹지 못했고, 대소변조차 가릴 수 없는 상태였지.
말도 어눌해서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알아듣기조차 어려웠어.
젊은 나이에 자신의 몸이 성치 못하게 되자
아빠는 짜증이 심해졌고, 분노 조절도 되지 않았어.
6인실에서 생활하다 보니
대변을 보면 병실에서 처리할 수 없어
그 무거운 침대를 복도 한쪽으로 끌고 나가야 했지.
움직이지 못하는 아빠,
화와 분노로 가득 찬 아빠,
그리고 그 모든 걸 감당해야 하는 병간호는
엄마에게 너무도 고된 시간이었어.
생활비는 나오지 않았고,
시간이 갈수록 엄마의 마음은 점점 더 조급해졌어.
몸도 마음도 지쳐만 갔지.
‘하루만이라도 누군가 아빠를 좀 봐줬으면…’
간절한 바람이 있었지만
친할머니도, 외할머니도 외면하셨어.
친할머니는 아빠의 병이 유전병이라는 사실조차 받아들이지 않았고,
엄마를 탓하며 폭언을 퍼부었어.
“네가 잘못 와서 우리 아들이 이렇게 됐다”라고.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는, 글로도 담기 힘든
수많은 폭언들.
그 순간, 엄마는 마음 깊이 다짐했어.
절대로, 절대로
우리 딸에게 나는 그런 엄마가 되지 않겠다고.
다정하고, 친구 같은 엄마.
늘 딸을 응원하고 믿어주는 엄마.
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
우리 딸이 외롭지 않도록 곁을 지켜주는 엄마.
그래, 엄마는 부족할 수 있어.
하지만 끝까지 노력할게.
딸, 너에게 다정한 엄마로 남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