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은 손, 절대 놓지 말자
홀로 살기를 시작한 오빠는 처음엔 많이 힘들어했지.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적응했고,
예전에 이루지 못했던 꿈 — 웹툰 작가와 웹소설 작가 — 을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했어.
지금은 대학이라는 낯선 세계를 향해 용기 있게 걸어가고 있지.
그리고 우리 귀요미 말티즈 ‘티미’와도 아주 잘 지내고 있어.
가끔은 너와 오빠가 둘이서 밥을 먹기도 하고,
엄마와 너 사이에 사춘기와 갱년기가 부딪힐 때면
오빠가 네 편이 되어 네 마음을 어루만져 주잖아.
엄마는 그런 오빠가 참 고맙고,
한편으론 마음속 깊이 남아 있는 미안함 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질 때가 많아.
언젠가 엄마가 오빠에게 말했지.
“아들, 엄마가 많이 부족했고, 상처를 줘서 정말 미안해.”
그랬더니 오빠가 이렇게 말하더라.
“괜찮아요, 엄마.
엄마도 엄마를 처음 해보는 거잖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언제 이렇게 어른이 되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
이해해 주려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거든.
딸,
엄마와 아빠, 오빠, 그리고 너.
각자 마음속에 힘든 것들을 품고 살면서도
우리 가족이 무너지지 않았던 건
언제나 밝게 웃어주는 너,
우리 딸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야.
엄마가 지치고 힘들어 “그만하고 싶다”라고 느낄 때마다
너는 해맑은 얼굴로 다가와 주었지.
“괜찮아, 엄마”라고 말하는 듯한 그 웃음 덕분에
엄마는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어.
그런데 며칠 전,
“엄마, 나 너무 힘들어. 그냥 댄스 안 하고 싶어.”
라고 말하던 너의 목소리를
엄마는 제대로 듣지 못하고 화를 내버렸지.
미안해.
항상 가족을 위해 웃으며 참아온 너.
처음으로 꺼낸 “힘들다”는 말을
엄마는 엄마의 힘든 이유 하나로 덮어버렸어.
딸,
살다 보면 인생이 너무 벅차게 느껴질 때가 있어.
아무리 애써도 결과가 없을 때,
하나님조차 내 편이 아닌 것 같은 순간도 있지.
하지만 엄마가 끝까지 버티는 이유는
아빠의 병을 힘들어도 견디는 아빠,
조용히 성장하는 오빠,
그리고 너무도 소중한 우리 딸, 너.
모두가 있기 때문이야.
수없이 포기하고 싶고
몰래 울 때도 많지만,
엄마가 무너지면
너희도 무너질까 봐 버티는 거야.
딸,
지금 우리는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지만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엄마는 믿어.
왜냐하면
어둠 뒤엔 반드시 빛이 오고,
비 뒤엔 반드시 맑은 날이 오니까.
우리 가족도 지금 이 연단의 시간을 지나
반드시 소망의 날을 맞이할 거야.
그때까지 서로의 손 꼭 붙잡고 가자.
잡은 손, 절대 놓지 말고.
고맙다,
우리 가족.
그리고 우리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