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장. 포기가 아닌 숨 고르기

쉬어가는 시간도 꿈을 위한 길

by 소망안고 단심

“엄마, 허리가 아파서… 지금 하던 댄스를 잠깐 쉬어야 할 것 같아요.”
뜻밖의 말이었다.


며칠 전, 네가 조심스레 꺼낸 그 한마디는
엄마에게 꽤 큰 충격으로 다가왔단다.

너무나 좋아하던 일이었잖아.
매일 즐겁게 하던 댄스였고,
그 열정이 너를 반짝이게 만들었는데
네 입에서 ‘그만두겠다’는 말이 나올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어.


그날, 우리는 많이 다퉜지.
너는 두 눈이 퉁퉁 부을 만큼 울었고.


딸,
솔직히 말해서
엄마는 그동안 너에게 품고 있던 수많은 기대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 같았어.


머릿속엔 온갖 생각이 교차했단다.
‘계속하라고 밀어붙이는 게 상처가 될까?’
‘정말 허리가 아픈 걸까?’
‘왜 조금만 힘들면 “포기할래”라는 말부터 나올까?’
‘지금 그만두게 하면, 포기가 습관처럼 남는 건 아닐까?’

마음은 뒤엉켰고
무엇이 맞는 선택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어.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린 말다툼도 하고, 달래 보기도 했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지.


그날 밤,

엄마는 잠들 수가 없었어.


그리고 아침이 되었을 때,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내 딸의 건강과 마음을 지키는 게 먼저다.
몸이 없으면 꿈도 없다.
지금은 치료가 우선이다.’


그래서 말했지.
“편하게 생각하자. 네 마음 가는 대로 하자.
일단 허리부터 치료하자.”


하지만 그 말을 하면서도
마음 한쪽이 허전하더라.


딸,
지금도 엄마는 솔직히
무언가 소중한 걸 잃어버린 듯한 마음이야.


왜냐면
네 꿈이 곧 엄마의 꿈이었고,
그 꿈을 이루고 환하게 웃는 네 모습을
누구보다 간절히 보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잠시 멈춘다고 해서
그게 ‘포기’는 아니야.


인생은 마라톤이잖아.
속도를 낼 때도 있지만,
잠시 멈춰야 할 때도 있는 법이지.


그동안 우리 가족은
경제적인 어려움,
고쳐지지 않는 유전병,
아무것도 이룬 것 같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함께 버텨왔어.


그러니까, 딸.
잠시 숨 좀 돌리자.

후우—
가슴속에 맺힌 부담, 응어리, 상처를
크게 내쉬며 바람처럼 흘려보내자.


그리고 우리,
세 식구 다시 한번 힘껏 달려보자.


엄마는 믿어.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딸의 꿈을 위해,
그리고 엄마의 꿈을 위해,
우리 함께
서로를 응원하며
끝까지 버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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