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의 너, 갱년기의 나, 우리가 마주한 지금
2025.08.16. 무더운 토요일 오후.
브런치 스토리 「너를 바라보며 나를 쓰다」 20화를 마친 다음 날 아침,
허리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는 차 안에서 엄마가 조심스레 말했지.
“딸, 이제 너에게 쓰는 편지를 그만 쓰려고 해.”
앞창문을 보고 있던 네가 고개를 돌리며 단 한마디 했어.
“왜?”
그 짧은 물음 속에 네 감정이 모두 담겨 있는 것 같았어.
엄마는 천천히 대답했지.
“너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8월이면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가 열릴 것 같아. 그때 응모해보려고 해.”
그러자 네가 말했어.
“나는 그 글을 보면서 엄마 마음을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
그 뒤로 차 안은 고요했지.
그 순간 엄마는 알았어.
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엄마.
그런 엄마에게 네가 했던 말.
“엄마, 나는 F야. 그런데 엄마는 T.
나는 칭찬이 필요해. 엄마의 표현이 필요해.”
그 말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는 걸,
엄마는 어떻게 너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오빠와 너에게 태교 일기장을 건네주던 날을 떠올렸어.
글을 받아 들고 신기해하며 웃던 너희 얼굴.
그리고 오빠 유치원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씀.
“어머니, 이 글 책으로 내시면 좋겠어요. 아이에게 큰 선물이 될 거예요.”
그래서 마음을 정했어.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쓰자.
엄마의 마음을 쓰자.
상처 많은 너와 엄마, 오빠, 그리고 아빠에게 작은 위로가 되자.
사춘기라 예민한 너에게,
엄마의 마음을 책으로 묶어 선물하고 싶었어.
하지만 글 실력도, 경제력도 부족했던 엄마는
운영하던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그러다 알게 된 곳이 바로 ‘브런치 스토리’였어.
다행히 그곳에 글을 올릴 수 있었고,
그 글이 너와 엄마의 소통의 통로가 되었지.
엄마는 그걸 모르고, 오직 ‘책’만 생각하며 앞만 보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그 통로를 닫겠다고 하니,
네가 왜 그렇게 서운해했는지 이제야 알겠어.
딸. 그래서 다시 다짐했어.
가족 안의 상처를 글로 쓰며
너의 마음을 돌아볼 수 있었고,
늦게나마 네 상처를 알게 되었어.
그런데 중요한 건 ‘지금부터’라는 걸 잊고 있었던 거야.
경제적 어려움.
인지가 점점 떨어져 가는 아빠.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방황하는 너.
그리고 아빠를 닮아가는 네 모습에 실망하던 엄마.
우리 가족에겐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것 같아.
그 안에서, 사춘기인 너와 갱년기인 엄마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서로의 감정을 알고, 서로를 이해해야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 거야.
그래서 이제 이렇게 정리하려 해.
브런치 스토리 「너를 바라보며 나를 쓰다」는
지금까지는 ‘과거’를 통해 우리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지만,
이제부터는 ‘오늘’ 일어나는 일을 적을 거야.
그날그날 네 감정, 엄마의 감정, 그리고 아빠의 모습까지.
지금 여기의 우리를 계속 기록하려 해.
딸.
우리의 이야기를 이어가자.
브런치 스토리를 통해,
끊지 말고, 계속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