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나한테 뭐 맡겨놨니?

아낌없이 주는 나무

by 박세환

화창한 날씨의 오후, 딸과 함께 공원에 갔다.

졸려하는 딸을 위해 집에서 낮잠을 재울 생각이었지만

자전거 타고 공원 가겠다며 울고 불고 떼쓰는 딸을 이길 수는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공원 가는 길에 자전거 위에서 졸았다 깼다를 반복했다.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조는 딸을 신기한 듯 쳐다보는 사람들.

결국 공원 입구에 있는 벤치까지 자전거를 끌고 가서 낮잠을 재웠다.


잠투정으로 온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울던 딸은 어느샌가 내 품에서 고요히 잠들었다.

푹신한 내 배를 꼭 끌어안고 편안하게 잠든 딸을 보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대신 내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몇 달째 교회를 못 가고 있다.

아직 영유아부가 오픈을 안 하여 덩달아 집에서 아이들과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

그런데 너무 형식적으로 드리는 것 같아 마음이 찔릴 때가 많이 있다.


그리고 기도를 할 때도 하나님한테 어찌나 뭐 달라는 기도만 하는지.

꼭 내 딸이 나한테 막무가내로 뭐 해달라는 것과 똑같다.

나한테 뭐 맡겨놓은 것 마냥 너무도 당당하게 요구하며 떼를 쓰는 딸이 떠오른다.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는데 내가 기도하는 것을 들었는지 꼭 따라 하는 것 같다.

앞으로는 기도할 때 하나님께 사랑한다고 말해보고 싶다.

내 딸의 그 한마디가 내 마음을 녹이듯이 하나님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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