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에서 죄인으로

상황에 따른 시선의 변화

by 박세환

와이프 J가 걷다가 발을 삐끗해서 골절이 되었다.

와이프와 함께 아이 둘을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가서 반깁스를 하고 왔다.

그때부터 온갖 집안일은 나에게 돌아오기 시작했다.


아이들 밥 먹이고, 씻기고, 설거지하고, 평소에도 했던 것들이지만 왠지 가중치가 더 커진 느낌이다.

아이들은 엄마 아프다는데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 더 보채고 칭얼댄다.

괜히 미안해하는 와이프. '조금만 더 조심할걸' 하며 중얼거린다.


만약 아이들 태어나기 전에 다쳤다면 와이프는 상전이 되었을 것이다.

아프다고 온갖 엄살은 다 피우면서 푹 쉬었을 텐데.

나 역시 와이프에게 집중하며 알콩달콩 좋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매년 느껴지는 것이 있다.

일하는 상황이 자주 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황에 따라 같은 행동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짐을 느낀다.


회사 분위기가 좋을 때는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실수도

경영악화 및 실적 부진으로 회사 분위기가 안 좋을 때는 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평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던 출근시간도 상황이 안 좋을 때는 지각 회수에 따라 비수로 다가올 수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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