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 남편과 산책을 하고 온 엄마 오리는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둥지에 못 보던 알이 있었던 것이다. 둥지 안의 알 숫자를 세어보니 한 개 많다. 그럼 이 새로운 알은 누구의 것이고 어떻게 이 안에 있을까. 많은 궁금증을 안고 한동안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며칠 후 아빠 오리는 말했다.
‘누구 알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키워요? 조용히 강가에 흘려보냅시다’
그러자 엄마 오리는 말했다.
‘하지만 누가 실수로 놓고 간 거면요? 그리고 잠깐 동안이라도 품어서 그런지 버리기가 쉽지 않네요’
그러던 중 어느새 시간이 지나 아기새들이 태어났다. 그 이상한 알을 포함해서. 결국 엄마 오리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 아이도 내가 키워야지. 누군가의 소중한 아이일 거고 귀한 생명인데.
그 아이는 자기 아이들과는 다르게 깃털도 검은색이고 생긴 것도 예쁘지가 않았다. 거기다 덩치가 커서 밥도 더 달라고 보채기까지 하였다. 엄마 오리는 처음에는 공평하게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줬지만 결국 식욕이 풍성한 이 아이에게 더 주게 되었다. 아빠 오리는 이것이 못마땅했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 드러내 놓고 말하지는 않았다.
점점 세월이 흘러 아기새들은 쑥쑥 자라나 혼자서 수영하고 먹을 것을 찾으러 다닐 나이가 되었다. 검은 깃털 새 B도 훌쩍 커서 형제들과 물놀이도 하고 먹이도 사냥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B는 알게 되었다. 나는 형제들과 비교할 때 깃털 색과 부리를 포함하여 외모가 정말 다르다는 것을. 어렸을 때는 크면 똑같아지겠지 했지만 해가 갈수록 점점 달라지는 것을 알았다. 형제들이 다 잠든 깜깜한 밤, 엄마새에게 B는 물었다.
‘엄마, 나는 왜 형제들과 생김새가 다르죠?’
엄마는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얘기했다.
‘B야, 너도 이제 컸으니 얘기해주마, 너는 형제들과는 다른 종류의 새란다. 내가 어느 날 산책을 나갔다 와보니 둥지 안에 네가 있었단다. 하지만 우리는 한 가족이잖니. 앞으로도 우리 행복하게 같이 살자’
그 순간 B는 말했다.
‘엄마, 솔직히 저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어요. 내가 엄마랑 다른 종류의 새라는 것을요.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그래도 이제 확실히 알았으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혼란스럽네요’
이 상황을 잠자는 척하면서 듣고 있던 아빠 오리는 이제 가족 관계가 어떻게 될지 무척 걱정스러웠다. 그 후로 B는 삐딱선을 타기 시작했다. 형제들과도 사이가 멀어지고 엄마, 아빠 말도 잘 듣지 않았다.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다가 집에 들어오곤 하였다. 엄마는 안타까워하고 아빠는 몹시 속상하고 화가 났다. 외박하고 들어온 어느 날 아침, 아빠 오리는 B에게 이럴 거면 나가라고 홧김에 소리를 질렀고 마음이 상한 B는 결국 가출을 하게 되었다.
B는 연못을 헤매며 방황을 하게 되었다. 평소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은 필요할 때는 큰 도움이 안 되었다.
‘나 집 나왔어, 잠 좀 재워줘’
하고 친구들에게 말하면 하나 같이 엄마한테 혼난다고 발뺌을 하였다.
내 엄마는 누구일까, 왜 버렸을까,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되나, 하는 고민들로 B는 괴로워하며 연못의 으슥한 곳에서 잠이 들었다. 그때 물속에서 악어가 나오며 B를 잡아먹으려고 하였다. 악어가 다가오는 것을 눈치챈 B는 깜짝 놀라 허둥지둥 날개를 펄럭였지만 아직 덜 자란 날개로는 날 수가 없었다.
이것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엄마 오리는 필사적으로 B를 들쳐 엎고 악어에게서 도망쳤다. 엄마 오리는 B가 걱정되어 계속 B를 따라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B는 울면서 엄마 오리에게 말했다.
‘엄마, 죄송해요, 제가 너무 어리석어서 엄마까지 위험할 뻔했어요. 이렇게 건강히 키워주셨는데 삐딱하게 굴어서 잘못했어요’
엄마 오리는 자기보다 덩치가 더 큰 B를 꼭 끌어안아주었다. 집에 돌아오자 아빠 오리와 형제 오리들이 B를 꼭 안아주며 앞으로도 쭉 같이 살자고 하였다. B는 속으로 생각했다.
‘같이 살면서 내가 누구인지 더 알아가 보자, 그리고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들을 걱정시키지는 말자’
그 후 B는 가족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살았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어른 새가 되어서는 독립하여 같은 종류의 예쁜 새를 만나 결혼하였다. 자기를 닮은 귀여운 아기새들을 키울 꿈을 꾸며 오늘도 B는 날개를 펄럭이며 와이프와 붉게 노을 진 하늘을 산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