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그런데 말이야!!

소통의 시간

by 박세환

우리 집에서는 애들 자기 전에 꼭 책을 읽어준다.

아이들이 거실에서 장난감 가지고 놀며 안 자려고 하면 나는 외친다.

'책 읽을 사람'

그러면 아이들이 자기가 보고 싶은 책을 빨리 골라서 방으로 달려간다, 서로 먼저 읽어달라고.


책을 다 읽으면 자연스럽게 자리에 누워 자는 것이 습관화 되어있다.

그래서 나도 애들 빨리 재운 다음 내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책을 서둘러 읽어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책 읽는데 태클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첫째 HJ가 외친다.

'아빠, 그런데 말이야'로 시작하며 질문을 쏟아낸다.

한두 번이야 웃으며 대답해 주지만 어느새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낮시간에야 친절하게 다 대답해주며 놀아줄 수 있지만 지금은 빨리 책을 읽고 자야 될 시간이다.

책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나오는 질문 때문에 이 속도로 저 책들을 언제 다 읽고 재우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몇 번 대답해주다가 더 이상 질문 못하게 빨리빨리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발견했다. 책을 읽는 건지 책장을 넘기는 건지 후다닥 빨리 끝내고 애들을 재우려는 내 모습을.

자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좀 더 들어주고 신경 써줄걸 하는 마음이 가슴 저 밑에서 올라왔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얘기한다.

말하는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들어주는 능력이라고.

얼마나 상대방에게 집중을 하며 들어줄 수 있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내 말에 귀 기울여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은 당연할 얘기일 것이다.


나도 우리 아이들과 책을 읽으면서 들어주는 능력을 키워야 되겠다.

빨리 재우고 내 시간을 가지고 싶은 마음에 입만 열고 귀를 닫고 있는 나를 보면서

아이들과의 소통이 안되고 있었구나를 느꼈다.

앞으로 책 읽는 시간은 나 혼자 떠드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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