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빵은 누구 입으로

by 박세환

나른한 오후.

와이프가 찐빵을 삶았다.

몇 개나 삶을지 물어보는 와이프에게 대답했다.

"남기려고? 다 삶자. 입이 몇 개인데"


결국 찐빵 한 봉지가 냄비 속으로 다 들어갔다.

시간이 지나 먹음직스럽게 삶아진 찐빵

빗갈이 뽀얗다는 것이 이럴 때 쓰는 말이었나.

진짜 말랑말랑 뽀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첫째 HJ가 다가와 물었다.

"아빠, 찐빵 먹어도 돼?"

나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너희들 주려고 삶은 거야."


다들 맛있게 먹느라 찐빵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어 몇 개 안 남았다.

그때 낮잠 자고 있는 둘째 HL이 생각났다.

쟤도 일어나면 먹고 싶어 할 텐데.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고민.


둘째 위해 이거를 남겨야 되나.

아니면 일어나기 전에 다 먹어치워야 할까.

어차피 둘째는 팥을 빼고 먹는다.

밀가루 부분만 먹는 둘째


결국 깨끗이 증거인멸 하기로 했다.

이제는 호빵 한판도 부족하다.

4명이 먹기에는.

돈 부지런히 벌어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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