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운전하다

by 박세환

한강다리를 건널 때 들리는 와이프의 외침.

"와, 오리보트다."

타고 싶은 건 아니라면서 자꾸 말하는 와이프

꼭 타고 싶다고 조르는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가족은 오리보트 앞에 섰다.

떨리는 마음으로 구명조끼를 입은 채.


얼떨결에 와이프가 운전하게 되었다.

보트에 먼저 탔다는 이유로.

하지만 얼마 안 가 교체를 원했다.

"내가 운전하면 사진은 누가 찍어?"


그러자 아들 HJ가 외쳤다.

"내가 운전해 볼래."

전기로 느리게 가는 거라 핸들만 조작하면 된다.

결국 9살 아이의 손에 핸들이 맡겨졌다.


신나게 핸들을 이리저리 돌리는 아들을 보며

내 손은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사태를 대비했다.

생각보다 운전을 잘하는 아들.

'많이 컸네' 하는 순간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보트 한대.


느리게 가는 만큼 피하는 것도 느렸다.

결국 쾅~

하지만 놀이공원 범퍼카 느낌이다.

괴성을 지르며 좋아하는 아들


처음 타보는 오리보트에서 많은 추억을 담아간다.

한강 위의 붉은 노을을 볼 때마다 생각날 것 같다.

우리 가족을 태운 오리보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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