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을 들여다보니..

by 박세환

개울가에서 아이들과의 물놀이 중에 무심코 보았다.

돌 위에 찍힌 나의 물 발자국.

발바닥에서 실제로 땅에 닿는 부분은 생각보다 적었다.


저 정도로 내 몸을 지탱하고 있었구나.

걷고, 뛰고 하는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 몸의 일부분이지만 이렇게 발바닥을 유심히 본 것은 처음이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어서,

당연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너무 몰랐던 것은 아닐까.




요즘 아버지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당연히 해야 될 가장의 역할이라고 하지만

사회생활을 해보니 만만치 않음을 깨닫는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겉으로 보기에는 당연한 듯 괜찮아 보였지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니기에 이제는 좀 알 것 같다.

나름대로 버티고 계셨다는 것을.


집에 가서 아버지의 발을 주물러 드리고 싶다.

까칠까칠 벗겨진 아버지의 발을.

수고 많으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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