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딨게요?

by 박세환

아들 HJ의 줄넘기 대회날

체육관에 아이들이 한가득이다.

아들이 어디 있나 찾아본다.


남들은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자기 자식은 한눈에 들어온다고 하던데.

나는 도통 어딨는지 모르겠다.

한참 뒤에야 저 멀리서 어렵사리 발견한 아들.


마침 아들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든다.

나 역시 반가운 마음에, 용기를 내라는 마음으로 손을 흔들었다.

그때부터 내 눈길은 아들만을 향했다.

다른 아이들이 무엇을 하던, 그냥 대기하고 있던 아들에게서 눈이 떠나지 않는다.


아들 역시 가끔씩 나를 바라보며 손을 흔든다.

묘하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손을 흔든다는 것이.

꼭 이 공간에 우리 둘만 있는 것 같다.

이게 부자간의 정일까.


나이를 먹을수록 슬슬 부모 보다 친구를 찾는다고 하던데.

대회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말했다.

커서도 아빠랑 놀아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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