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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간직하면 뭐가 남을까
죽어야만 나갈 수 있는 곳
by
박세환
Sep 30. 2023
영화를 보면 가끔 이런 멘트가 나온다.
"여기는 죽어야만 나갈 수 있는 곳이야."
감방이나 어둠의 조직과 연관된 대사이다.
그런데 이런 대사가 우리 집에도 쓰인다.
주인공은 아들 HJ.
곤충을 좋아하는 아들은 다양한 애들을 데려온다.
매미, 잠자리, 메뚜기...
최근에는 개구리와 물고기까지도.
하지만 살아서 나간 애는 본 적이 없다.
다들 죽어서 실려나간다.
어떤 애는 집 앞 풀밭으로, 어떤 애는 화장실 변기로.
죽은 애들을 보며 슬퍼하는 아들에게 물었다.
"불쌍한데 왜 데리고 왔어?"
그러자 아들은 대답했다.
"잘 키워주려고 데려왔지."
아직 어린 아들에게 말해줬다.
쟤네들은 자연 속에 있을 때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누군가 구속하면 저렇게 죽고 만다고.
그러면서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아이들을 내 입맛대로 구속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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