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

by 박세환

교회 소모임 시간.

여러 가정들과 한 주간의 생활과 기도제목을 나눈다.

그때 다가오는 첫째 아들.

"아빠, 심심해. 놀아줘."


어린 동생들도 다 알아서 노는데

10살짜리 큰 애가 와서 놀아달라고 하니 황당했다.

친한 친구가 없어서 그런가.

모임을 인도하고 있는 상황이라 대답 없이 웃으며 안아줬다.


그랬더니 한발 더 나간다.

등에 찰싹 업혀서 징징 댄다.

"나 심심하다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내가 잘못 키웠나.

다른 가정들 보기에 민망한 상황.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들 있는 곳에서는 아빠가 큰소리 안 낸다는 것을.

그리고 주목받고 싶은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

결국 입에 먹을 것을 넣어주며 나눔은 계속되었다.


이때 퍼뜩 드는 생각.

친한 삼촌 이모가 많은 상황에서 왜 내게만 매달릴까.

당연히 내가 아빠라서 그랬을 것이다.

받아주고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아빠니깐.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맨날 뭐 해달라고, 지금 힘들다고 하나님께 매달리는 이유

아빠니깐. 내가 믿고 의지하는 아빠니깐.


그분도 다 알고 계실 것이다.

얘가 또 떼쓰네. 그래도 어떡해. 내 아들인데.

나처럼 지금 어르고 달래는 중이 아니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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