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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내시경의 조건
정해진 규정을 지키자
by
박세환
Jun 6. 2020
대장내시경 하기 전날.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장 속의 찌꺼기들을 다 빼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병원에서 주는 약을 물에 타서 엄청 마셔야 한다.
사람들은 말한다.
대장내시경 자체보다 전날 약 먹는 게 너무 힘들다고
.
왠지 깨어있으면 쑥스럽고 아플까봐 수면을 선호하는 나로서도 너무 공감 가는 얘기다.
그런데 언제 규정이 바뀐 건지 아니면 기억을 못 하는 건지
전날 약물 1리터, 다음날 새벽 4시에 또 1리터를 마시라고 쓰여있었다.
내 기억에 전날 밤에 거의 다 마시고 다음날 일어나서 조금 마셨던 거 같은데.
거기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마시라니.
전에 내시경 검사 후 의사 선생님이 말한게 생각났다.
대장 속의 찌꺼기들이 내시경을 가려 잘 안보인 부분도 있
었
다고.
그래서 더 깨끗이 찌꺼기를 빼내기 위해 새벽부터 약물을 마시는 것으로 바뀐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때 나의 반항 세포가 고개를 살짝 내민다.
'새벽에 언제 일어나서 마셔, 밤에 다 마시고 자도 괜찮을 거야'
그러자 FM 세포는
'찌꺼기 남아서 검사 제대로 못하면 너만 손해일걸'
결국 소심한 나로서는 FM 세포
의 손을 들어줬다.
설명 가이드에 쓰여있는 데로 새벽에 일어나서 약물을 마셨다.
솔직히 안 나올 줄 알았던 찌꺼기들은 화장실에서 내게 반갑게 인사했다.
'이래서 새벽에 마시라고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얘네들이 배속에 계속 버티고 있었다면 제대로 된 검사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정해진 규정에 내 생각을 추가하는 행동을 많이 한다.
'이건 이렇게 하는게 낫겠네, 저건 저렇게 하는게 더 좋아 보여' 하며 근거도 없이 본인이 결정한다.
물론 따져보는 것도 좋지만
판단 기준을 내 몸이 편한 방향으로 한다면 실수하기 쉬울 것이다.
그 한 번의 실수로 한동안 꿀꿀한 나날을 보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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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내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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