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하나, 반찬 하나

정성을 느껴라

by 박세환
김치찌개2.jpg

퇴근 후 저녁시간, 와이프 J가 식사를 차려줬다.

넓은 식탁에 밥 한 공기와 김치찌개 한 사발이 다였다.

나는 '잘 먹겠습니다' 하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달랑 두 공기로 식사 준비 끝낸 거 보니 차리기 귀찮았나 보네'


설거지 담당인 나는 적은 설거지양에 만족하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 흔한 두부 한모 없이 김치와 고기를 물에 담가 끓여준 김치찌개.

볼 때는 그저 그랬는데 입에 넣는 순간 김치의 매콤함과 고기의 육즙이 입안 침샘을 자극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맛이 더 있었으니 그건 바로 달달함이었다.


어떻게 김치찌개에서 달달한 맛이 나냐고 물어보니 나를 위해 설탕을 팍팍 넣었다고 한다.

애들 입맛을 가지고 있는 나는 달게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것을 와이프가 생각해준 것이다.

솔직히 와이프는 단맛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나 맛있게 먹으라고 맞춰준 와이프 J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것도 모르고 심플한 식사 풍경에 대해 제멋대로 생각한 것이 조금 마음에 찔리는 저녁이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다른 사람의 정성을 오해하고 왜곡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나 잘되라고, 좋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해주는 행동들에 대해

마음속으로 삐딱하게 생각하며 상대방을 오해하기도 한다.


신입사원 때 술을 못 먹는 나는 회식 자리에서 사이다로 술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선배가 자꾸 잔에 사이다를 채워주는 것이었다.

속으로 '술 안 마시니 탄산으로 고생 좀 해보라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 그 선배와 친해져서 알고 보니 내가 그 자리가 어색할까봐 계속 따라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후배에게 뭔가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한다.

그 선배 나름대로의 나에 대한 배려였던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괜히 속으로 삐딱하게 생각했던 내 모습이 참 한심하게 느껴졌다.


상대방의 정성과 배려를 감사히 여기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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