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땡겨라. 공정기술

공정 엔지니어

by 박세환

LG전자는 요즘 AI와 SW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데이터에 집중하며 서비스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도 큰 틀이 있다. 아직까지는 LG전자의 캐시카우 컨셉은 제조회사다. 가전제품을 통해 주요 매출과 수입을 창출한다. 그리고 가전제품은 라인에서 탄생한다. 컨베이어 생산라인에서.


라인에서 핵심은 수율이다. 제품 생산 시 불량률을 줄여 수율을 높이는 업무가 있다. 그게 바로 라인 공정 엔지니어다. 보통 생산지원 부서에 속해 있으며, 개발팀 및 라인 담당자와 협력하여 일을 한다. 참고로 수율이란 원자제 등 투입 리소스 대비 양품의 비율이다.


그리고 수율과 함께 제품의 생산력을 높이는 중요한 방법은 택타임을 줄이는 것이다. 택타임은 제품 1개가 라인 시작 지점에서 끝나는 지점까지의 총 시간이다. 택타임을 줄여야 같은 시간 동안에 더 많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공정 엔지니어로 10년 이상 일하신 J책임님을 만났다.


J책임님은 주로 TV에 들어가는 LCD와 OLED 패널 조립 공정에서 오랫동안 일하셨다고 한다. 수율을 높이고 택타임을 줄이기 위해 많은 경험을 하셨다. 수율을 높이기 위해 개발팀과 함께 접착제와 전극제 등을 변경해 보고, 패널을 굳히는 온도를 600도 이상 올리는 테스트도 하셨다고 한다. 테스트 하나하나가 손이 많이 가고 힘들지만, 테스트를 통해 수율이 높아지는 멋진 경험을 하였다고 한다. 그때의 두근거림과 짜릿함을 아직도 기억하신다.


택타임을 줄이는 것은 수율 개선과 함께 핵심 업무다. 현장 언어로 택타임을 땡긴다고 표현한다. 택타임 단축을 위해서는 각 공정들의 시간을 일일이 체크하여 개선해야 한다. 여러 공정이 모여 제품의 전체 택타임을 이룬다. 여기에는 공정 간의 제품 이동 시간도 중요 포인트다. 경로를 짧게 구성해야 택타임을 줄일 수 있다.


만약 공정을 한 개 삭제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만큼 택타임이 줄어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 공정을 삭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삭제하기 위해서는 그 전과 수율이 같다는 결론을 내기 위해 많은 테스트가 필요하다. 공정 삭제로 수율이 감소한다면 누가 허락하겠는가. 그리고 더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이다. 남은 공정에서 더 좋은 원자제 변경이나 공법을 바꿔 개선하기도 한다.


여기서 원자제 변경 시 중요 포인트는 가격이다.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윗분들이 싫어할 것이다. 이때 가격은 단순 원자제 가격이 아닌 택타임 등 전체 제품 생산력에 기반한 수율로 나타내야 한다. 원자제 가격이 조금 오르더라도 택타임이 줄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양품을 생산한다면 변경 가능하다. 제품 성능 만족은 당연한 얘기다.


요즘 생산라인은 무인화 추세이다. 인건비 절감 및 24시간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라인의 로봇 투입으로 생산력이 증대되었다고 한다. 공정 엔지니어는 이제 나사를 조이고 푸는 작업뿐만이 아니라 AI를 사용하여 로봇을 제어하는 고급 인력이 될 것이다. 무인공장이라도 관리는 필요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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