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뒤는 내가 봐줄게

모든 일이 인정받는 사회

by 박세환

둘째 아이 HL이 내게 뛰어온다.

뭐가 좋은지 큰소리로 웃으며 내게 안긴다.

그런데 어디선가 익숙한 냄새가 난다.

똥냄새. 내게 기저귀 갈아달라고 뛰어 왔나 보다.


기저귀를 갈면서 똥은 변기에, 똥과 오줌으로 범벅이 된 기저귀는 비닐에 싸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기저귀처럼 묵묵히 자기 일에 투철한 친구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더러운 똥과 오줌을 온몸으로 다 받아내기도 하고, 새어나가지 않도록 꽉 붙들고도 있다.

만약 새서 사방 곳곳에 묻히고 다닌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누군가의 약점을 감싸주기도 하고 새어나가지 않도록 입막음도 확실한 친구

끝에는 더럽다며 비닐봉지에 싸여 쓰레기통으로 직행

잘해야 본전이고 만약 오줌이 새면 단번에 다른 경쟁자로 교체될 운명

하지만 오늘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여 누군가의 뒤를 봐주고 있다.




회사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

돋보이는 업무는 아니지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업무를 하는 사람

잘해야 본전이고 실수하면 욕만 먹는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


만약 이들 중 누군가가 '별로 인정도 못 받는 일인데' 하며 업무에 소홀히 하게 되면

잘 굴러가고 있던 프로젝트라도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회사에서는 쉬운 일과 어려운 일은 있을지라도 중요한 일과 덜 중요한 일은 없다.

모든 일들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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