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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너는 뭐니?
합격과 불합격 사이
by
박세환
Jul 12. 2020
한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브런치 불합격 메일.
꼭 회사 면접 결과 통지서 받는 느낌이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안타깝다는 커다란 문장은 탈락자 모두에게 자동으로 보내지는 거겠지.
혹시 파란 글씨는 심사관 개인이 정성 들여 쓴 것인가.
메일 끝에 'by 브런치팀'이라는 문구를 보며 한글 아이
디 괜찮네. 나도 한글로 바꿀까.
브런치에 첫 글을 어떤 주제로 올릴까. 이 불합격 메일로 할까.
사람들은 보통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두 개만 따지지만 이제 나이 40대가 돼보니
그 사이에 서있을 공간도 충분히 있다는 것을 안다. (개인에 따라 조금 비좁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합격하고 싶으면 될 때까지 해보는 거고.
해보다가 지치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걸 알면 그때서야 불합격이 되는 거다.
최종 합격 불합격 결과는 내 의지 문제이다.
나에게 이 불합격 메일은 그냥 새로운 시선일 뿐이다.
아, 브런치 이거 호락호락하지 않네.
메일에 쓰여있듯이 다시 신청하면 된다. 그리고 5일 이내 연락 준다는 말이 참 매력적이다.
어떤 시험은 1년에 한 번 본다는데 5일마다 도전할 수 있다니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나만의 글도 차곡차곡 쌓일 것이다. 시스템 관리 플랫폼 완전 땡큐다.
이것만 생각해도 나에게는 충분히 남는 장사다.
인생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냐에 따라 남은 인생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생각해보면 아직 브런치에 대해 잘 모르면서 글이 쓰고 싶어 신청한 것 같다.
아니면 브런치를 너무 만만히 보았던가.
브런치를 지난주 알게 되면서부터 회사 점심시간마다 브런치를 방문한다.
어떤 사람들이 쓰는지, 그리고 어떤 글들이 있는지.
알수록 묘한 매력이 있으면서 불합격 메일을 받고 보니 더욱 하고 싶어 진다.
글이 쓰고 싶은 나에게 이 플랫폼은 굉장히 달콤하다.
내 글들을 독자와 연결시켜주면서 또한 시스템에서 관리도 해준다.
이 글들 엮으면 책 한 권 나올 듯.
처음 브런치에 어떤 글을 쓸까 생각하다가 손가락이 먼저 움직이고 있는 것을 느꼈다.
새벽시간, 키보드를 두드리는 둔탁음이 귀에 시원하게 들린다.
어쩌면 이 시원한 키보드 소리의 쾌감을 느끼고 싶어 글을 쓰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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