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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해, 스파이더맨이야? 딱지야?
상대방의 반응을 인정하라
by
박세환
Jul 20. 2020
간만의 회식 후 집에 가는 길, 갑자기 첫째 아이 HJ가 생각났다.
그래서 마트에 들려 장난감 코너를 서성댔다.
무엇을 좋아할까, 평소에 맨날 가지고 노는 것 말고 색다른 것이 무엇이 있을까.
그러다 눈에 띈 것이 스파이더맨 피규어였다.
평소에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는 첫째에게 멋진 피규어를 안겨주고 싶었다.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손에 들고 집에 가서 아이에게 내밀었다.
아이는 좋아하며 한참을 만지작 거리다 잠들었다.
다음날 퇴근 후 집에 가보니 스파이더맨은 거실 바닥을 뒹굴며 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대신에 첫째는 삐뚤빼뚤 접은 딱지를 손에 쥐고 신나 하며 놀고 있었다.
약간 서운한 마음이 들어서 첫째에게 스파이더맨은 안 가지고 노냐고 물으니 대답이
'지금은 딱지가 더 재밌어' 하며 소중한 보물처럼 딱지를 만지작거렸다.
첫째가 내가 사준 스파이더맨만 가지고 놀기를 바라는 것은 나의 이기심인 것 같기도 하다.
본인이 직접 만든 딱지가 더 소중하고 좋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내가 고심하여 사줬다는 이유만으로 스파이더맨을 더 좋아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나의 욕심이었으리라.
때로는 상대방을 위한다고 준비한 것들이 생각보다
무성의하게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다.
회사에서도 업무상 필요할 것 같아
힘들게 만든 자료를 팀에 공유하면
'그게 왜 필요해' 하고 말하는 사람뿐 아니라, 어떤 사람들은 아예 관심도 없다.
그럴 때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어
쩔 때는 괜히 화가 난다.
나의 성의를 무시했다는 생각만으로 다시는 이런 자료 공유하나 봐라 할 때도 있다.
솔직히 생각해보면 상대방이 그것을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바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진짜 필요한 자료라면 언젠가는 유용하게 쓰일 날이 올 것이다.
애초에 그렇게 마음 쓸 일이면 안 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남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 관심받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평안한 마음으로 상대방의 반응을 인정하는 태도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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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지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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