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자란다.
2017년 7월, 나는 사업을 시작했다. 직장생활을 오래 했지만, 직장생활 경험과는 다르게 사업은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당시 나는 사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만약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업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7년이 지난 지금, 큰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여러 우여곡절 끝에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공신은 아내이다. 아내는 사업 초기부터 합류했고, 중요한 시점에 내린 그녀의 결정 덕분에 지금의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다. 우리는 최소의 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주요 기능들을 내재화했다. (소규모 창업을 고려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 텐데, 다음에 부부창업에 대한 몇 가지 팁을 정리해서 올릴 예정이다.)
아내가 사업에 합류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육아에 더 많이 참여하게 되었다. 특히 음식 준비가 그러했다. 사업을 시작한 시기와 내가 본격적으로 요리를 하게 된 시기는 거의 같다. 음식을 한 지 3년이 지난 시점에 내겐 음식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얻는 기술과 원래 가지고 있는 재능의 차이를 느꼈다.
아빠가 음식을 하다 보니 아이들과 자연스러운 교류가 많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회사에 나간 대신, 나는 재택을 하며 아이들을 챙겼다. 물론 아이들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낸 적도 있었지만, 같이 운동도 하고 게임도 많이 하면서 나름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큰 아이는 사춘기에 접어들었다. 최근에 이사를 한 후 학교 생활에 적응을 잘 못하는 거 같아 여러모로 걱정을 하던 차였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아이와 대화를 하다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아빠는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내가 초등학교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그 얘기를 듣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 그 어느 아빠보다 아이들하고 가깝고 잘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 큰 아이는 눈물을 흘렸고 그 아이를 바라보는 나 도 눈물을 흘렸다. 아내는 옆에서 아이를 달래주면서 일단락 됐지만 난 여전히 충격에 휩싸여있다.
아이의 힘든 순간은 모두 내가 만든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육아는 완전히 실패작이 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