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대통합, ‘결단’ 보다 ‘숙제 먼저' 목소리

2일, 양 시·도 민주성지서 즉각 추진 선언… 기대 속 절차·공감대 과제

219569_216068_5341.jpg 김영록 전라남도지사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일 광주 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민주의 문 앞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선언문’을 발표하고 양손을 맞잡고 있다.

[전남/전라도뉴스]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가 병오년 새해 첫날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행정통합을 즉각 추진하겠다고 공동 선언했다.


2일, 양 시·도 단체장은 민주화의 상징적 공간에서 ‘광주·전남 대부흥’을 내걸며 통합 지방정부 추진 의지를 공식화했지만 '결단' 보다는 '숙제 먼저'라는 목소리가 높다.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통합 지방정부 설치 추진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인공지능(AI)·에너지 대전환 시대와 남부권 반도체 벨트 조성을 앞두고 광주·전남 통합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재명 정부가 통합 시·도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와 조직 특례, 재정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통합 추진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 “지금이 적기” 명분은 충분… 그러나 청사진은 아직


공동선언문에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의 행정구역 통합과 맞춤형 특례를 담은 ‘통합 지방자치단체 설치 특별법’ 제정 추진, 국가 행정·재정 권한 이양을 통한 실질적 권한 확보 방침이 담겼다.


이를 위해 양 시·도 동수로 ‘(가칭)광주·전남 통합추진협의체’를 설치하고, 시·도의회 의견 수렴과 시·도민 공감대 형성을 거쳐 통합안을 확정하고 최대한 조속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통합 추진 선언 이후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통합 이후 행정체계의 구체적 운영 방식이나 권한·재정 이양의 범위, 도민 삶의 변화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연방제 국가에 준하는 권한’이라는 표현은 등장하지만, 그 의미와 실제 이전될 권한 내용은 향후 논의 과제로 남았다.


◇ 지방선거 앞둔 시간표… 속도와 숙제 사이


특히, 통합 단체장 선출 시기와 방식이 선언문에 명시되지 않은 점도 쟁점이다.


이날 양 단체장은 사실상 “내년 6·3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뽑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공식 문서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통합 논의가 정치 일정과 맞물려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광주·전남은 오는 2월 말까지 ‘광주전남통합특별법’의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시·도의회 논의와 시·도민 공론화, 지역 간 이해 조정 등 필수 절차를 충분히 거칠 수 있을지를 두고 신중론도 제기된다. 정치권 내부에서도 통합 속도와 시점을 둘러싼 의견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광주·전남 통합이 선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명확한 로드맵과 단계별 추진 계획 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통합이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을 넘어 재정 구조 개선과 산업 경쟁력 강화, 인구 감소 대응으로 이어질 때 도민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광주·전남 대통합은 대한민국 초광역 행정의 방향성을 가늠할 시험대로 평가된다.


통합의 성패는 속도보다도, 남은 ‘숙제’를 얼마나 충실히 풀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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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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