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1.
한 덩치 한다는 박부장은 출근 하자마자 전자레인지에 핫바를 돌린다. 습관처럼 간식을 달고 산다. 우걱우걱 핫바를 한입씩 베어 물며 냉장고를 뒤적거린다. 오늘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서 핫바 한 개는 부족하다고 아쉬워한다. 화이트보드 앞으로 간다. 화이트보드에 오늘의 할 일 리스트를 쭉 작성을 한다.
출근 시간 5분을 남기고 김대리와 최사원이 같이 가게 안으로 들어온다.
서로 인사를 하면서 김대리는 모닝커피를 마시자며 박 부장에게 묻는다.
“커피 시킬 건데 어떤 거 드실래요?
박부장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 캬라멜 마끼야또”라고 외친다.
박부장은 마음으로 외친다. ‘역시 아침엔 달달한 걸 넣어줘야지’
최사원은 아아에 샷추가를 했다. 김대리는 자신이 마시고 싶은 음료로 한 잔 담은 후 배달을 시켰다.
직원들의 모닝커피를 챙기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김대리는 역시 ‘대리’ 정돈돼야 센스가 있다고 자부한다.
그리곤 각자 할 일을 맡아서 업무를 시작한다.
박부장은 오늘 예약된 리스트를 확인하면서 고기 손질을 한다.
고기 손질을 하면서 직원끼리 시답잖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그러다가 문득 안과장이 박부장 눈에 들어왔다. 육수를 끓이는 안과장을 보면서 박부장은 이렇게 생각한다.
‘운동했던 사람이라 그런가 무거운 육수통을 번쩍번쩍 잘도 드네.’
살 뺄 생각은 없지만 박부장은 안과장에게 말을 붙이려 그가 관심 있어 하는 체중관리에 대해 질문을 건네본다.
“안과장, 내가 살을 빼볼까 하는데 방법 좀 있을까?”
“물론이죠, 부장님! 어렵지 않아요. 일단 그 손에 들고 계신 달달한 커피부터 끊으셔야 합니다.”
그럴 생각은 없다는 듯 커피 한잔을 쭉 빨면서 말한다.
“이건 아침에 필요한 에너지원이잖아. 카페인은 못 참지~”
“에이, 그럼 아아를 드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달지 않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박부장은 자신만의 신념을 내비친다.
“아침에 당을 쫙 올려주고, 카페인도 충전해 주는 물약이야 이건, 그냥 달다구리와는 다르다구.”
안과장은 어련하시겠어하는 표정으로 대화 주제를 돌린다.
“그런데 갑자기 살은 왜 빼시려구요?”
120kg이나 되는 박부장은 그럴싸한 이유를 머릿속으로 찾는다.
“내가 몸이 무겁잖아. 그래서인가 다리가 요즘 좀 아프더라고. 이게 나이 때문인진 몰라도 다리가 아프니까 불편해서 말이야.”
박부장은 속으로 한번 더 말한다. ‘이건 나이 탓이지’
“음~ 나이도 중요하긴 하지만 부장님 운동 안 하시잖아요.”
그렇다. 사실 안과장과 박부장은 세 살 차이이다. 하지만 외관차이는 꽤 나이차이가 나보인다.
순간 웃으며 소리친다. “무슨 소리야! 나 숨쉬기 운동한다고! 그리고 주방일이란 게 자연스럽게 운동이 된다니까. 내 나이 마흔에 이 정도면 또 그리 나쁘지가 않아~.” 박부장은 배를 통통 친다.
안과장은 아쉬운 듯 말을 이어간다.
“부장님도 운동 좀만 해주면 살이 쉽게 빠질 텐데 참 그걸 안 하시려고 하시네요.”
안과장이 말하는 사이 박부장이 작업을 끝내고 도망치듯 자리를 떠난다. 괜히 말 꺼냈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