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2 내가 무거워서 그런가?

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by 안한

2.

규모는 작지만 항상 만석인 가게이다. 숨 가쁘게 요리를 하고 점심장사가 끝이 나고 브레이크 타임이 다가온다.

오늘 스텝밀은 직접 만들어 먹을 예정이다. 오늘 식사 당번인 박부장은 꼼수를 쓴다. 식사 전체를 만들지 않는다. 바빴던 날인 만큼 허기진 박부장은 햄버거를 먹자고 한다. 박부장의 최애 가게인 엄마손길에 햄버거를 주문한다. 박부장은 직접 피자를 만들어서 칼로리를 더 채우려 한다. 동네에서 유명한 피자 맛집인 양식당이다. 그 피자맛이 박부장 손에서 시작되었다. 확실히 맛은 좋다. 그런데 피자만 만들고 직접 만든 스텝밀이라니 절반 양심이다.

햄버거가 도착을 하고 피자도 완성되었다. 다들 자리에 앉아 고팠던 배를 채워나간다.

직원들 모두 한 입씩 햄버거를 베어 물며 근황토크를 할 때, 박부장은 거침없이 버거 1개를 해치웠다. 속도가 광랜인터넷보다 빠른 것 같다. 순식간에 빈 종이만 구겨버린다.

탄산 음료도 쭉 들이키면서 한마디 말을 던진다. “ 나는 제로는 별로더라고.”

대답을 바란 말은 아니었다. 바로 두 번째 버거를 개봉한다. 손은 눈보다 빠르다. 이미 입에는 피자 2개를 하나로 겹쳐 만든 뒤 한 입 크게 먹은 후다. 다시 콜라를 마시고 2번째 버거 역시 순식간이다. 눈에 보이는 건 구겨진 종이 뭉치 2개뿐이었다.

박부장이 좋아하는 말이 있다. ‘인생은 기세다’란 말이 있다. 박부장의 식사 기세는 남달랐다. 스텝밀로만 햄버거 3개, 피자 반판, 탄산음료 1L를 먹고사야 그 기세는 가라앉았다.

자신의 배를 퉁퉁 치면서 박부장은 이제 잘 곳을 찾는다.

브레이크 타임에 낮잠은 필수인 사람이다. 20년간 만들어둔 습관이다. 배가 불렀을 때 자야지 꿀잠이라면서 자신의 전용 접이식 침대를 펼치고 가게 한가운데서 잠을 잔다.

단잠을 자고 나니 브레이크 타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저녁 장사시간이 돌아온다.

저녁엔 항상 오픈런하는 손님들로 테이블이 가득 찬다. 셰프들은 치열하게 음식을 만들어냈다. 정신없는 시간이 지났다. 마감되기 한 시간 전 박부장은 소주가 한 잔 생각이 난다. 동료 직원에게 삼쏘를 외치며 자기가 사겠다고 같이 먹으러 가자고 한다. 최사원과 김대리는 같이 가겠다며 어딜 갈지 고민을 했다. 안과장은 클럽에 가야 한다며 거절했다.

박부장은 속으로 궁시렁 거린다.

‘클럽은 무슨 쇠질하러 가는 게 그렇게 좋나? 헬스클럽이 뭔 클럽이냐고.’ 매일 운동하는 안과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그~ 운동 하루 쉬면 안되나?”

“오늘 새 머신 들어온다고 해서 맛보러 가야 합니다.”

“내일 가도 머신은 그대로 있잖아. 오늘 먹는 삼쏘가 더 맛있을걸?”

“그럴 리가요. 오늘 가슴 하는 날이라서 오늘은 무슨 맛일까 하고 벌써 기대되는걸요?”

운동은 전혀 안 하는 박부장은 이해 안된다는 표정이다. 운동은 그냥 힘든 동작일 뿐이라고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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