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3 다이어트 거부

단편웹소설 -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들

by 안한

3.

집으로 돌아온 박부장은 아내에게 올여름은 워터파크를 가자며 자신의 포부를 내보였다. 우선 티켓부터 예매하자고 한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아내에게도 비키니를 하나 사라며 우리 같이 워터파크를 뒤집어보자고 한다. 거실 벽에 수영복을 걸어두고 동기부여를 받자며 소파에 드러누워 수영복 쇼핑몰을 검색한다.

그리고 선언하듯 말한다.

“나 오늘부터 퇴근하고 저녁 안 먹을 거야! 1일 1식 할 거야! 회사에서 먹고 그걸로 끝! 이거 식비도 줄겠는데?!”

다이어트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박부장의 어깨가 으쓱한다.

갑자기 선언한 격한 다이어트에 아내는 당황스러웠고, 몸 상할까 봐 걱정도 되었다.

“당신 그래도 천천히 줄이는 게 낫지 않아?”

“이 정도는 쉽지. 나 할 수 있어. 내가 마음을 먹었으니 아주 금방 40kg을 뺄 거야.”

“40kg이나? 얼마 동안 빼게?”

“한두어 달? 뭐 빠르면 한 달이면 더 좋지.”

“갑자기 그러다가 몸 상해 여보.”

“나 체력이 좋아서 충분해. 걱정 마. 당신 몸짱 남편둬서 좋겠어. 주위에서 부러워하겠는걸?”

저녁식사 대신 김칫국을 혼자 시원하게 한 사발 들이키고 있는 박부장이다.

침대에 누워서도 의욕이 너무 넘쳐 배고픈 줄도 모르고 잠이 든다.

아침에 눈을 뜨니 너무 출출하다. 어제 점심 이후로 먹은 게 없어서 그런가 속이 허하다.

하지만 이정돈 참을 수 있다며 스스로 다잡고 출근길에 나선다.

운전하는 길에 차에 있던 작은 과자 하나를 무의식결에 입에 넣는다. 두 개째 먹으면서 화들짝 놀란 박부장은 과자를 보조석 바닥으로 던졌다. 자기도 모르게 먹은 거니 아무것도 먹지 않은 거라며 혼잣말을 한다.

가게에 사둔 핫바를 냉동실에 넣어둔다. 다이어트만 끝나고 만나자며 인사를 하고 냉동실 문을 닫는다.

박부장의 배는 점점 고파오고 가게 안에 손님들도 밀려 들어왔다. 정신없이 음식을 만들고 손님에게 서빙되고를 반복하는 사이 점심식사를 결정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하루에 한 끼만 먹으니 제대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아귀찜을 먹기로 했다. 박부장은 아침에 못 먹은 핫바와 못 먹은 어제저녁식사가 생각났다. 공깃밥을 3개를 추가했다.

깔끔하게 딱 1끼만 먹고 저녁은 패스해야지 생각이 든다.

점심 식사는 만족스러웠다. 생선 단배질과 채소 가득한 콩나물 그리고 탄수화물까지 밀어 넣었더니 박부장은 행복해졌다. 이런 행복을 하루에 1번만 해야 한다니 박부장은 조금 서글펐다.

저녁 장사가 시작되고 직원들은 노련하게 음식을 만들어 낸다. 시간은 흘러서 마감 시간 1시간 전이다. 술생각이 든다. 습관처럼 오늘도 술이 당긴다. 왠지 다이어트를 한다고 생각하니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 한 잔 해야 할 것 만 같았다.

오늘은 간단하게 소주만 한 잔 하고자 아내와 둘이 술 한잔할까? 고민을 한다. 퇴근길에 아내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집 앞 포차 가서 간단하게 소주 한잔 할까?’

아내의 답장이 바로 왔다.

‘당신 다이어트한다며?’

뭔가 더 스트레스를 받는 느낌이었다.

‘그냥 스트레스도 받고 해서 한 잔 가볍게 하게. 어때?’

‘그래, 그러자’

답장을 보내는 아내의 표정은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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